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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Oct 07. 2019

책, 글, 음악

새벽은 끝과 시작을 알리는 시계와 같다. 어두 컴컴한 밤의 휴식과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 사이를 연결해 준다. 새벽을 맞이하는 마음은 어제의 고단한 과거와 오늘의 새로운 삶을 생각나게 해준다. 특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면 더욱더 그렇다. 차가운 공기와 리듬 있게 떨어지는 빗방울은 묘한 기분을 만들어낸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은 잠들어 있는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창밖에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형체가 보인다. 문득 세 단어가 떠올랐다. 책, 글, 음악


어젯밤 잠을 청하기 전 나는  한 권에 몰두했다. 밤하늘에 무수히 펼쳐진 별에 관한 이야기였다. 별을 동경하며 호기심 가득했던 어릴 적 감성은 어디로 갔는가? 어딘가 있겠지.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책을 펼쳐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맛있게 음미하면 별은 나타났다. 머릿속에 어디론가 숨겨진 어릴 적 감성이 되살아 난다.


은 말과 다르게 다양한 감성을 기호로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 원하면 언제든지 감정을  끄집어 낼 수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자신이 가진 사고와 융합하는 재미도 있다. 나는 아직도 부족하지만 글을 쓰고 자 노력한다. 왜 써야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없지만 하나만 말해달라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냥 내가 생각하는걸 쓰고 싶다?


음악은 또 다른 나를 깨워준다. 책과 글에서 느끼는 감성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해 준다. 간혹 들어야 제맛이다. 매일 들으면 리듬에 지겨움이라는 부작용이 생긴다. 오늘 새벽에 들리는 향연은 참 부드럽다. 음식으로 비유하면 고소한 향과 따스한 우유맛이 전해지는 수프와 같았다.


책, 글, 음악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 진작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셋을 합치면 사색이라고 불러도 될까? 이것은 참 언제 어느 때나 할 수 있는 꽤나 저렴한 레포츠와 같다고 생각한다. 책 속에 남겨진 물음표를 음미하고, 문득 생각나는 감성을 글이라는 소박한 기호로 나타내고, 가끔 리듬을 따라가는 재미가 사색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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