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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Jan 10. 2020

무기력해졌다면

저녁이 되면 간혹 내가 무기력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런지 스스로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그 이유를 찾고자 한다.

그렇다고 오늘 하루를 복기하고 싶지는 않다.


해야 할 일, 하고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이 존재함에도

왜 간혹 알 수 없는 무기력에 빠지는지 흐린 날 뿌연 안개와 같다.


그런 순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연히 책 속에 글을 보았다.

왜 내가 안갯속에서 허우적거리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동법을 몰라 고민하다 옆에 있던 사용 설명서를 찾은 듯하다.




무기력해졌다면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고 무기력해진 이유는


첫째 내가 지쳤기 때문입니다.

싫은 걸 계속 참으면서 노력해서 지쳤을 수도 있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지속되다가 안 되서

지쳤을 수도 있고

기대했던 일만 바라보며 살다가 잘 안돼서 지쳤을 수도 있으며

우려했던 일이 생겨버려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다

마음이 불안해져 도저히 해결 할 힘이 없다는 걸 알고

지쳤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지쳐서라 생각합니다.


무기력에서 좋아지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만약 당신이 평생 무기력 했다면

그건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지만

요즘 무기력하다면

충분히 쉰다면 다시 힘을 찾게 됩니다.


그러나 정말 문제는 이것입니다.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당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하다면


당신이 당신이 무기력한 모습이 너무 싫고 밉습니다.

그래서 쉬어야 할 때 쉬면서도 자신의

무기력을 미워하느라 쉬지 못합니다.

계속 무기력할까 걱정하고 자신을 미워하느라

지친 상태에서 더 지쳐 갑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힘들고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무기력 하다면 당신이 당신을 엄격하게 바라보지 말고

당장 힘을 내야 한다 생각하지 말고

지쳐 있는 나에게 숨을 고를 때까지 쉬게 해주세요.


그럼 나는 힘을 다시 찾게 되고

또다시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에너지를 다 쓰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출처: 글배우,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강한별, 2019),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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