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과 지우개
아들과 딸
대머리와 심기불편
…
당연한 관계는 마음의 안정을 찾아준다.
나는 지금 불안정하다.
왜냐면...
컴퓨터 폴더 안에 있는 파일 하나가 있다.
몇 개월간 짬 내서 작성했던 문서다.
그게 지금 내 눈엔 다른 이름으로 보인다.
불안한 마음으로 열어보는데...
참치 한 마리가 콧물을 흘리며 내 앞을 지나간다.
놀리는 것 같다.
아무 생각없다. 좀 덥네.
잠시만, 딱 3초만...
다시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뭐. 다시 해야지 별수 있나
[ illustrated by 김영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