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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Jul 12. 2020

시간을 소비하는 자

나는 가끔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 시간은 도대체 뭘까? 한국어 기초 사전에 따르면 시간이란 하루의 24분의 1이 되는 동안을 나타내는 단위라고 한다. 하루 24시간을 지칭하는 말이다. 나는 수치와 같은 답변에는 흥미가 없다. 다시 찾아봤다. 같은 사전에 이런 뜻이 있었다.

“어떤 때에서 다른 때까지의 동안”


나는 지금이라는 단어가 궁금했다. 찾아봤다.

“말을 하고 있는 바로 이때”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


나는 시간과 지금이라는 두 단어를 곱씹으며 생각했다. 말이란 행위를 의미한다. 보이지 않는 음성과 공간을 변화시키는 행위. 영상편집에서 비유하자면 프레임(Frame)이 변할 때마다 정지된 사진(영상)은 공간과 음성이 다른 존재로 보인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변화는 시간과 같다.


어제와 오늘은 시간이라는 공간이었다. 지금은 흘려간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만일 시간이 한정된 재원이라고 치면,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방금 태어난 아이는 방금 숨을 멈춘 자보다 분명 시간이 많이 남았으리라. 


나도 생일이 존재한다. 그럼 나도 지금은 남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샘이다. 한정된 재원. 내가 가진 재원이 얼마나 가치 있는 줄 알아야 한다. 집, 자동차, 돈과 같은 재화나 자금 따위는 재원이라고 할 수 없다. 오로지 시간이다.


오늘도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 눈을 뜨고 멍하니 지금을 바라보고 있다. 무엇을 할지 생각하면서 가만히 오늘이라고 불리는 재원을 떠올려봤다. 시간과 지금에 너무 집착하면 숨도 못 쉬는 숨을 멈춘 자와 같아질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떠 오늘을 시작하고 저녁에 눈을 감아 오늘을 마치는 하루가 나에게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자 지금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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