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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Jul 07. 2021

아침 바람

지루함

책을 읽다 보면 문득 한 문장에 꽂히는 경우가 있다. 머릿속에 맴돌고 있던 의문과 잡념들이 한 문장 혹은 한 단어로 정의된다. 별거 아니지만 오지에서 고생만 하다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 탐험가처럼 기뻐서 날뛰고 싶어 진다.


나도 모른다. 내면에 꿈틀거리는 배고픈 짐승들이 허기를 채우기 위해 어슬렁거린다. 답을 찾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모르는 시험 문제을 볼 때와 같이 더욱 초조해진다. 정답도 없는 답을 찾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에 더욱 배가 고파와 진다. 허전함은 매일 다가오는 사춘기와 같다.


담배 한 모금을 태우고 술 한잔을 마셔본다. 머리가 취한, 건지 내 몸이 취한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전보다 생각이 빨라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갑작스레 아이디어도 떠 오른다. 신선한 뇌는 싫지만 본의 아니게 일어나는 화학작용이 변화를 일으킨다. 습관 된 그런 기분에 오늘, 또 술 한잔을 찾는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는다. 반대로 머릿속에 술과 담배를 지워버린다. 그래도 별반 차이가 없다.


커피 한 모금에 책 한 권을 손에 쥐었다. 눈은 침침해도 머리는 맑다. 지난 과거처럼 정보만 습득하고 싶지 않다. 그냥 마음 편한 대로 글이 전해주는 느낌만  받으면 된다. 읽고 또 읽어본다. 하지만 커피 한 잔을 다 비울 때쯤 마음 한 구석은 여전히 허전하다.


잡념, 담배, 술, 커피와 책 한 권을 통해 생각을 했던 많은 사람 중 어느 누군가 이런 말을 남겼다.

“성공의 가장 큰 위협은 실패가 아니라 지루함이다. 습관이 지루해지는 이유는 더 이상 희열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 (생략) …

어떤 일을 탁월하게 해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하고 또 하는 것에 끝없이 매력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루함과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성공이 뭔지는 모르지만, 지루함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들어온다. 누구나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 잘하고 재미있는 나만의 무엇이 분명 존재한다. 이미 찾은 사람도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만 하고 선뜻 손이 안 가는 경우가 많다. 노를 젓는 뱃사공이 새벽안개에 갇혀 방향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그 답이 지루함이라면 어떨까. 지루함을 사랑해야 하는 그 뱃사공의 말이 다시 한번 책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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