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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Apr 04. 2019

퍼즐 맞추기

# 공감하고 화합하라

아침을 맞이하는 병원 복도는 활기가 넘친다. 마음 급한 보호자와 이야기하는 접수 직원, 커다란 침대를 자유자재로 조정하는 운송팀, 촬영을 위해 바삐 걸어가는 환자, 스케줄을 확인하는 의료진 등 정말 다양하다. 모두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신이 내려준 또 하나의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나 또한 머릿속에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복도를 걷고 있다.


문자가 왔다. 병원 개원기념일 원장님 축사다. 자세히 읽지는 못했다. 그러나 글은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딱 한 번 쭈욱 읽었을 뿐인데. 요점과 키워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선택이 아닌 필수  
1. 조직화합
2. 근로개선
3. 인재양성

우연인가? 바로 그 순간 복도에서 원장님 얼굴을 마주쳤다. 인사와 함께 짧은 대화를 나눴다. 대화는 그 사람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직원에 대한 존중과 격려가 몸에 배어 있다. 참 신기하다. 변함이 없다. 그래서 좋다. 존경스럽고 멋지다. 비단 나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이야기와 느낌을 적고 싶지만 오늘은 참아야겠다.)


축사를 다시 읽어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의 축소판은 가까운 곳에 있네.
 바로 우리 과.


축사에서 언급한 3가지를 충족한 곳은 어디일까? 우리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우리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얼굴이 붉어진다.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이런 생각도 이상하지 않다. 갑작스러운 일도 아니다. 내 입에서 '당연하다'라는 말이 쉽게 나온다. 이런 게 무서운 법이다. 부정적인 모습을 당연하게 느끼는 현실이 안타깝다. 나만 이렇게 걱정하는 것인가? 분명 공감하는 직원이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원장님이 개원기념일, 이 좋은 날에 즐겁고 재미있는 말 대신 '선택이 아닌 필수'를 말하셨을까.


리와 같은 작은 퍼즐 조각이 또 있을까? 분명 비슷한 조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있을까? 많으면 곤란하다. 정말 곤란하다. 서로 싸우고 적대적으로 편을 가르는 것은 조직을 함께 뭉치기보다는 정반대로 나아가기 위한 악마의 길이다. 이런 상황이 오래되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약 5년은 된 것 같다. 조직이 불안정하면 서로가 힘들고 끝내 모두가 패배자가 될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 = '조직의 화합'




아이들과 함께 퍼즐을 맞추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완성된 퍼즐은 물고기, 돼지, 사과, 바나나, 양이된다.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완성된 퍼즐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그 좁은 방안은 행복이라는 단어로 꽉 채워지고도 남는다. 아이를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잘 끼워져야 할 작은 퍼즐 조각이 구겨지고 틀어지고 찢겨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다면 문제다. 퍼즐 맞추기는 짜증 그 자체가 된다.  망가져버린 조각을 버리고 싶어도 아까워서 버리지 못한다. 엉뚱한 조각도 있다. 주인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은 버리기도 애매해서 그냥 놔둔다. 언제가 또 찾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조각들은 그냥 그대로 혼자 남겨 두게 된다. 우리는 그런 퍼즐 조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작은 퍼즐 조각일 뿐이다. 버려질 조각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쓰다가 버려지는 헌신짝처럼 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완성된 퍼즐은 멋있다. 쓸모 있는 퍼즐 조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잘 갖춰진 조각들은 감칠맛 나는 재료처럼 어느 순간 멋지고 완벽한 예술 그 자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멋진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렵고 힘든 것들을 이겨내야 한다.


조직에서 '화합'이 꼭 필요한가? 5번째 읽고 있는 책이 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다. 꽤 유명한 책이다. 처음에는 유명한지도 모르고 내용이 너무 좋아 수시로 읽는다.'화합'에 대한 좋은 글귀를 찾아보았다.

저자가 말하는 본질을 왜곡하고 싶지 않다. 발취한 문장을 그대로 옮겨본다. 시간이 없어도 꼭 읽어 보길 간절히 바란다.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확실한 길

화가 났을 때, 이 얘기 저 얘기 다 쏟아붓고 나면 당신은 기분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어떻겠는가? 그 사람도 당신처럼 기분이 좋을까? 과연 호전적인 말투와 적대적인 태도가 당신의 의견을 따르게 만드는데 보탬이 될까?

우드로우 윌슨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저에게 온다면 분명 저는 당신보다 두 배 더 빠르게 쳐야겠다고 마음먹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제게 와서 '자, 우리 한 번 상의해 봅시다. 서로 의견이 왜 다른지, 그 차이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라고 말한다면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공통분모가 많아, 화합하기 위한 인내와 솔직함, 의지만 있다면 우리가 화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기적을 가져오는 공식

다른 사람이 완전히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를 탓하지는 마라. 바보는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오로지 현명하고 참을성 있고 뛰어난 사람들만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에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숨겨진 이유를 찾으면 당신은 그의 행동, 어쩌면 그 사람의 성격까지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를 가질 수 있다.

진심을 다해 그 사람의 입장에 서도록 노력하라.


만약 당신이 자신에게 '내가 저 사람 입장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어떻게 반응할까?'하고 묻는다면 당신은 시간도 아끼고 짜증 나는 일도 피하게 될 것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 결과에 대한 반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화합을 위한 열쇠는 공감(共感, emphathy)이라 생각한다. 서로 갈등 사이에도 공통분모가 있을 것이다. 서로의 공감이 필요하다. 그래야 대화를 할 수 있다. 대화는 서로를 알아가는 방법이다. 데일 카네기가 말하는 것은 즉, 동양에서 이야기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같다. 문제를 숨기지 않고 함께 고민한다면 분명 화합이라는 장소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작은 퍼즐 조각들이 행복해지면 하나의 아름다운 예술품이 되지 않을까? 몽상가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결과가 좋다면 상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짧은 순간 큰 격려 한 마디를 남겨주신 원장님의 뜻과 방향을 응원하고 싶다. 긍정과 희망이라는 작은 조각들이 엄청나게 크고 웅장한 멋지고 찬란한 하나의 예술품으로 되길 희망한다. 분명 작은 생각의 시작은 작은 퍼즐을 움직일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좋고 나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생각이 그것을 만들어낼 뿐이다.


환자복을 입으신 아버지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1층에 가서 쭈욱 구경하고 보니 좋은 글이 있더라. 정말 멋진 말도 있더라. 그래서 적어 왔다. 한 번 봐라."


하늘의 뜻을 받들어 의술을 펼치는 고향마을


질병은 하늘이 고치고 의사는 그 과정을 도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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