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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May 29. 2019

연구계획서 심사

두려움 빼기 배움 더하기

오늘은 누군가의 발표날이다. 그분, 그 선생님은 현재 모 대학교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제 그 날이 온 것이다. 바로 연구계획서 심사. 얼마나 떨릴까. 심사장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매서운 눈초리로 A4 용지를 훑어보는 교수님들의 모습과 공을 들인 발표가 문제없을지 노심초사하며 긴장하는 발표자.


아마도 며칠 동안 준비한 연구자의 머릿속은 새하얀 도화지처럼 시간이 멈춘 듯할 것이다. 물론 이와 반대로 엄청난 연습과 성실함으로 오늘을 준비했다면 오히려 그 자리를 즐기고 있는 발표자도 있을 것이다. 석사와 박사를 통틀어서 내 경험으로 발표는 항상 전자처럼 긴장의 연속으로 기억이 난다. 항상 불만족하게 아쉬움만 남기는 게 발표다.


한 숨이 늘어갈수록 책이 더 쌓인다.


연구계획서 심사는 대학원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첫 관문이다. 만일 심사에서 탈락되면 다음 학기에 밀리는 건 물론이고 지금까지 고민하고 진행했던 연구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죽을 운명이 될 논문을 다시 살려야 하는 극단의 심폐소생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렇지 못하면 학위 수료로 만족해야 할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난 그 정도까지 심한 경우는 보지 못 했다. 연구계획서가 아주 이상하지 않다면 심사는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다. 희망을 가져도 될 듯하다.


그렇지만 하나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연구계획서 심사가 통과한 후 연구 진행과정에서 제목이나 주제 또는 연구 실험 및 방법이 수정이 된다면 행정적인 절차는 준비해야 한다. 최종 논문 심사까지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매일 연구 기간을 체크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이런 걱정을 없애기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애초부터 그럴 가능성을 제거하는 방법뿐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처음부터 끝을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즉, 연구자는 계획서 심사부터 많은 공이 필요하다.


시간과 노력이 부족하면 가까운 절이나 교회에서 잠시 불경과 기도를 하는 방법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야릇한 긴장감이 풀어지고 스스로 이중적인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직접 해 보면 재미있다. 분명한 건 긴장이 풀어진다. 마음의 평안이 생긴다.


오늘 심사를 보신 선생님께 이런저런 할 말이 많다. 잠시나마 짧게 적어보았다. 그러나 아직도 이야기할게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나도 모르게 뇌의 어느 작은 구석에는 축적된 경험들 즉, 노하우가 있다. 자주 꺼내고 싶지만 조급함을 버리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보따리를 풀어볼 심상이다.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 한다.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 오늘 심란한 마음과 긴장된 공간에서 여러모로 만족과 후회가 회오리치는 날이었다. 선생님. 아니 발표자님. 그곳 200% 이상 긴장감 넘치는 심사장에서 욕보셨네요. 전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은 사색이 아님 잡념으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그렇듯 지나고 보면 그것은 크고 멋지고 가치 있는 자신만의 보석으로 돌아올 겁니다. 반대로 편하고 쉽게 지름길만 찾아가길 원한다면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가까운 절이나 교회 혹은 성당에 가셔서 불경과 기도를 드리시길 바랍니다.

또 생각한 대로 일이 안 풀리면 반드시 가까운 지인에게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있을 겁니다.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하며 의심하다 보면 조금씩 길이 보이게 될 겁니다.

오늘의 긴장을 잘 기억하시고,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한 말씀드리자면, 이 또한 지나간다는 진리가 존재합니다.

굿 나잇


-2011년과 2016년 긴장 또 후회 그리고 쾌감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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