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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Jul 13. 2019

그곳에 친구가

친구에게 가는 길


길을 나섰다. 

몸은 천근만근이다. 마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안경을 추켜세우고 허리를 펴고

그에게로 간다.


소풍 전날처럼 설렘을 가득 안고 길을 나섰다.

태양이 너무 밝아 눈이 감긴다.

저 멀리 그곳에 그가 있다는 걸 느낀다.


작은 공간이지만 내겐 드넓은 바다와 같았다.

9년 만에 그의 눈에서 입에서 표정에서


화폭 하나에 바다가 보이고

화폭 하나에 낙엽이 보이고

화폭 하나에 태양이 보이고

화폭 하나에 내가 보인다.



29년 전

우리는 함께 16비트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게임 삼매경에 빠졌다.

우리는 함께 32비트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프로그램을 배웠다.

우리는 함께 반지하 단칸방 우리 집에서 놀았다.

우리는 함께 교실에서 운동장에서 길거리에서 함께 했다.

우리는 함께 더운 날 어느 작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했다.

우리는 함께 추운 날 어느 큰 놀이동산에서 눈썰매를 탔다.

우리는 함께 ‘잘 지내지?’ 안부를 묻고 가족을 생각했다.

우리는 함께

우리는 함께

우리는 함께 행복하자.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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