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안아줘

창의력과 교육

by 정종해




“미국에 제임스 서버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월터 미티의 비밀스러운 삶」이라는 단편을 쓴 사람이죠. 모두 그를 알고 있었지만, 그 역시 그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죠. 그는 놀라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흐느적거리는 이상한 그림을 그렸어요. 분필을 가지고 그렇게 그렸는데, 잘 보이지 않자 흑판에 흰 분필을 가지고 그렸죠. 하루는 그가 당시 「뉴요커」의 편집장 헤롤드 로스를 찾아갔습니다. 가서 <그림 수업을 들어야겠어요. 그림 그리는 법을 배워야겠다고요>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편집장이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은 절대 하지 마시오! 당신은 지금도 벌써 완벽하게 그리고 있어요. 당신이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게 된다면 분명 당신 그림은 아주 나빠질거요!>라고 대꾸했습니다.”

-책 <상뻬의 어린시절>. p115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2012년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유튜브 조회수 28억 뷰를 넘어 선 <강남스타일>입니다.

본인조차 이렇게 유명해질 줄 몰랐다는 PSY(싸이)는 자고 일어났더니 꿈같은 현실을 맞이했습니다. 그의 <강남스타일>은 순식간에 음악계의 성지 미국의 빌보드 차트에 2위로 올라서고, 영국의 BBC 차트에선 1위를 달성합니다. 며칠 동안 전 세계가 그의 방문을 요청하였고, 그는 정신없이 순회공연과 강연을 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그의 춤을 따라 추었고,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는 가사를 따라 불렀습니다. 그의 <강남스타일>을 새롭게 구성한 플래쉬몹이 전 세계 곳곳에서 유튜브를 통해 올라왔습니다. 해외여행 붐이 일던 시절이라 여행을 간 한국인들은 현지인들에게 <강남스타일>로 인해 관심을 받습니다. K-pop을 제대로 전세계에 관심의 대상으로 끌어올리게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마치 이것은 전염병과 같습니다. 나쁜 의미에서가 아니라 좋은 의미에서 말이죠.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그 음악을 듣고, 춤을 따라 추면 마구 신이 납니다.”

외국인들은 <강남스타일>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간단명료하게 대답합니다.


PSY(싸이)가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강연을 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은 군중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우연히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공연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정말 이상한 음악(클래식, 팝, 락 그 모든 장르가 혼합된 , 그리고 아주 긴 음악)이었고, 이상한 복장을 하였는데 보컬인 프리디 머큐리는 관중들의 혼을 모두 뽑아놓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충격으로 한동안 음악을 듣지 않다가 작곡가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였답니다. 그리고 이런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군중을 들뜨게 만드는 음악, 그리고 그 에너지로 열정을 다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료화면: https://youtu.be/_YcW2OmjD2c

동영상

(Korean Subtitles) Psy's Address at Oxford Union Full Subs by anyathor007 Jeez....channel Flip claimed audiovisual content of this vid. so youtube inserted AD in this vid..... Really ab...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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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가려고 미국에 갔고 거기서 4년을 보냈습니다. 96년에서 99년이었습니다, 당시 전세계가 힙합 세상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그 힙합에 완전히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생애 처음으로 꿈을 가졌었는데 그것이 작곡가였습니다. 그래서 작곡가가 되려고 노력을 했고, 처음엔 보스턴의 보스턴대에 들어갔지요. 그러나 학교를 그만두고 수업료를 가지고 많은 걸 구입했습니다.(웃음) 아니요. 아니요. 창조적인 것... 컴퓨터같은... 컴퓨터 창조적인 거잖아요. 그리고 중간가격의 물건들... 하지만 여전히 수업료가 너무 많이 남아 약간 놀았었구요, 그리고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 버클리 뮤직 칼리지로 전학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당시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제 생각은, 당시 저는 정말 어렸었는데요. 제 생각은 다른 사람들에게선 창작을 배울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당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스스로가 창작을 배워야만 한다는 게 당시 저의 생각이어서 지금도 여전히 저는 작곡을 할 때 마치 퍼즐 같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조화나 논리적인 걸 모르기 때문입니다. 정말 어렵고 후회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지금도 현명하게 작곡하고 있으며 후회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창의성은 때론 학문적인 것이 그것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게 저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강연 내용 중







유튜브의 파도를 타고 타고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동영상을 봅니다.

세계적인 힙합댄스대회인 Body Rock 2016년 대회에서 한국의 Just Jerk라는 팀이 우승을 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자료화면: https://youtu.be/p6filTvPb3U?list=RDp6filTvPb3U

[1st Place] Just Jerk | Body Rock 2016 [@VIBRVNCY Front Row 4K] @j... Just Jerk | Competition Media Coverage by @VIBRVNCY Filmed & Edited by Gerald Nonato @geraldnonadoez Body Rock 2016 pr...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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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보시면 아시겠지만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대단한 실력을 보여줍니다.

안무도, 의상도, 화합도, 실력도, 독창성도, 심지어 음악까지... 이렇게 조화로울 수 있었으니 당연히 모두의 사랑을 받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인터뷰 영상을 찾아서 보는데 출전 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받게 되었으며, 많은 연구를 했다고 했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영어로 자신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없듯이 힙합댄스의 모국이 아닌 그들이 그들의 감정을 전달하려면 다른 무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한국, 즉 우리의 정서를 녹여내어 새로운 느낌을 선사는 것, 그것을 선택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엄청난 노력이 더해진 것이 느껴집니다.

이 점은 앞서 PSY의 강연에도 비슷한 말이 있는데요. 미국에서 <강남스타일>을 계약하자고 했을 때 그가 비행기 안에서 고심하고 결정했던 일이 가사를 영어로 바꾸지 말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자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할 때 그 감정은 그대로 전달되거나 느낄 수 있다는 그의 말처럼...

그리고 그들의 생각은 통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랭크 게리라는 건축가가 있습니다.

그의 설계도면을 보면 건축설계의 기초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저 낙서나 추상미술에 가깝지요.

그 낙서 같은 설계초안이 곧 놀라운 건축물로 탈바꿈합니다.

그래서 건축계에서는 이단아 취급을 받거나 혹은 왕따를 당하곤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를 믿었고, 자신의 의지대로 결과들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스페인의 구겐하임미술관, LA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등 그의 건축물은 독특한 그만의 느낌이 녹아있습니다.

저는 제게 부족한 그런 ‘스스로에 대한 확신’에 찬 사람이 너무나 존경스럽더군요.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이 말이... 이 하나의 해석만으로도 그의 사명은 다했다싶을 정도로

이후 저는 그의 사진, 그의 모든 단어들을 사랑하게 되었지요.



그렇다고 PSY나 JUST JERK처럼 ‘세계최고’가 될 필요는 없겠지요.

예전에 저는 술만 마시면 친구들 앞에서 ‘세계최고가 될거야!’하고 외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해도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늘 추락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불안해질 것 같습니다.

등수와는 상관없이 스스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잘 인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겠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지금같이 조연이 빛을 발하는 시대에서는 더욱 말입니다.


저도 그렇고 어떤 누군가는 남들은 저렇게 열심히 신나게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그리고 그것이 빛을 발하는데 왜 나는 안 되는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그것은 아마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거나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피와 땀을 흘리는 노력은 스스로 결정한 바에 대한 신뢰와 약속에서만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약속은 피와 땀을 흘리는 고통조차도 신나게 극복할 수 있게 하나봅니다. 스스로의 몸으로 마음으로 그 노력의 형태가 느껴지기 때문일까요? 아직 저는 그것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모릅니다. 다만 누군가를 의식하거나 누구에 의해서 강요된 노력은 언젠가는 지쳐버리고 말겠지요. 그것만은 제가 잘 느끼고 있습니다.







누군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제가 국문학과를 나왔다고 하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사실이기도 하고, 이런 말을 하곤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국어성적이 제일 안 좋았기 때문입니다. 변명하자면 국어시험지의 지문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결국 답을 못 적었죠. 국어점수가 전교 최하위권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문학과를 선택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게 오래 다닐 필요까진 없었는데...”

그런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비록 많은 대중에게 인정받진 못하고, 서툴긴 하지만, 제가 제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저의 신간 동화책 읽기와 간단한 그림그리기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와 동행했었는데, 그리기 시간에 어머니가 옆에서 아이가 그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아이는 엄마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무엇을 그려야할지, 어떻게 그려야 할지, 엄마가 뭐라고 할지, 망설이고 있었고, 엄마는 옆에서 뭔가를 계속 말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제가 주최하시는 분께 부탁했습니다. “어머니에게도 종이를 주십시오.” 어머니들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창의력과 교육이 별개는 될 수 없겠지요.

우리가 무언가를 원하고 바라는 것은 그것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니까요.

그 발견은 곧 교육입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개발하고 새로운 생각을 키우는 일은 교육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교육은 우리에게 더 많은 세상의 과정을 보여주는 지도, 이정표나 신호등의 역할을 할 뿐입니다. 나머지는 스스로가 찾아나서는 데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지금 더 이상 행복은 성적순이 될 수 없습니다. 개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것만이 좀 더 희망적인 세상을 맛보게 할 것입니다.


영화 <아빠는 딸>에서 나온 대사인지, <18: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에서 한 대사인진 잘 모르겠지만, 이 말이 떠오릅니다.

“어차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교를 나오고 좋은 직장을 나오면 뭐해. 마지막엔 치킨집 할텐데...”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치킨집을 폄하하는 의도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삶이, 꿈이, 궁극적인 목표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버린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하는 문제입니다.


2017. 5. 15

-jeongjong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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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이 올거야.

인생 우는만큼 웃는거야.

비가 내리고나야 땅이 굳듯이

한참을 달리고나야 땀이 나듯이

열매엔 댓가가 있다

그래 옛다 맘대로 해봐


결국 질긴 놈이 이긴다 반드시

노력하는 놈은 즐기는 놈 절대 못이겨

즐기는 놈은 미친놈을 절대 못이겨

사실 반칙과 오심도 게임의 일부

미친세상 혼자 멀쩡하면 못버텨


나이 먹으면 먹을수록 해야하는건 조심

세상 알면 알수록

멀어져가는 건 초심

생각이 너무 많아진 내 꼬라지 소심

내가 겁날까봐 겁이나

점점 희미해지는 소신

욕심은 한도 끝도 없지

육신은 세월 앞에 장사없지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 건지

행복하고 싶은데 그게 뭔지


걱정말아요 그대

반드시 이유가 있겠지

실패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인생 다시 살어.

좋은 날이 올거야.


- PSY. <좋은 날이 올거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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