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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Oct 20. 2019

아프리카에 발을 딛다.
모로코 셰프 샤우엔

아프리카- 모로코

아프리카 모로코에 가기 위해 알헤시라스에 도착했다. 신기한 점은 같은 스페인임에도 불구하고 모로코인들이 대부분이며 분위기도 많이 달랐다.


알헤시라스에서 페리 티켓을 구매한 후 페리에 올랐다. 페리에는 딱히 좌석이 지정돼있지 않으며 많은 자리에 자신이 앉고 싶은 자리를 선택한 후 앉으면 된다. 배는 1시간 정도 하지만 그냥 여유롭게 창 밖을 바라보고만 있으면 큰일 난다. 우리 같은 관광객들은 입국 심사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는 1시간이지만 입국심사 줄을 기다리는 데 40분 정도 소요했다. 육지가 아닌 배에서 입국 심사는 신기했다.

아프리카 첫 광경

탕헤르라는 도시에 도착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당황했다. 내가 생각한 탕헤르라는 도시는 이런 아무것도 없는 초원이 아니었는데... 인터넷도 안되고 겨우 GPS를 켜보니 탕헤르가 아니었다. 이상해서 티켓을 다시 보니

탕헤르 메드였네.







탕헤르 메드...?  당황했지만 일단 나와서 주위를 둘러보니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고 거의 20명의 택시기사밖에 있었다. 그렇게 멍 때리는 도중 한 모로코 신사를 만났다.


모로코 신사는 이 곳에서 택시를 타면 비싸니 밖에서 타야 한다며 우리를 밖으로 데려갔다. 탕헤르 메드라는 곳에서 우리의 목적지인 셰프 샤우엔까지는 차 타고 약 4시간 정도.


모로코 신사분이 택시기사에게 직접 아랍어로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고 적절한 금액을 제시해줬다. 금액은 약 40유로 나는 마침 동행이 있어서 각 20유로에 셰프 샤우엔 까지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다행히 셰프 샤우엔에 도착해서 짐을 푼 뒤 거리로 나갔다.

셰프 샤우엔

셰프 샤우엔은 듣던 대로 파랑파랑 했다. 길거리에는 파란색 가게와 파란색 집들이 있으며 음식점들도 파란색이었다. 그렇게 맛있어 보이는 음식점을 선택하고 자리를 잡았다. 모로코의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음식문화는 신기했다.


 첫 번째로는 돼지고기와 술을 먹지 않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삼겹살에 소주인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웠다. 두 번째로는 타진과 빵을 거의 매끼 먹는 듯하다. 타진이란 고기, 생선, 야채 등을 넣고 끓인 스튜인데 이 국물에 빵을 찍어먹는 것이 주식이었다. 타진에는 정말 여러 종류가 있었으며 양고기 타진 새우 타진 등등 다양했다.

타진 요리와 빵

타진은 내 입맛에 정말 맞지 않았다. 양고기를 별로 안 좋아하는 데다가 음식이 생각보다 밋밋하고 싱거워서 모로코에 있는 동안 음식 문제로 꽤 고생을 했다. 모로코에 있는 동안 살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 도시에는 당연히 한국 음식점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중국 음식점이었다. 싱가포르에서도 선택한 방법이었다. 메뉴는 무조건 마파두부.

중국 음식점에도 한식이 당연히 없기 때문에 난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중국 음식점의 마파두부를 주문했다. 거의 한식 같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저녁이 됐고 셰프 샤우엔 전망대로 향했다. 셰프 샤우엔의 가장 높은 모스크에 올라가서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았다.

파랑파랑 하다.

이틀이 지났고 나는 또 다른 도시의 페즈로 향하게 되었다. 페즈는 약 4시간 정도 버스를 타면 갈 수 있었고 버스는 유럽에서 탔던 버스와는 달랐지만 꽤 탈만 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에 한국인 한 명을 더 만나게 되었다. 페즈에 도착한 후 우리 셋은 하루밖에 안 되는 일정이지만 페즈를 구경하게 되었다. 모로코 도시 특성상 도시 안에 구지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어지는데 구시가지는 '메디나'라고 불렸다. 페즈의 메디나는 온갖 상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자신의 본분을 다해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거리를 다니기 힘들 정도로 심했다. 가방을 들고 있으면 갑자기 나타나는 손수레와 물건을 권하는 상인들 때문에 처음에는 고생했지만 나중에는 적응하게 되었다.


적응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식당이 뭉쳐있는 식당가를 지나다 꽤 많은 식당 호객행위를 당했다. 나는 일관되게 쏘리를 말하며 걸었고 한 점원은 계속해서 쏘리를 외치며 다니는 나를 보고 네가 미안해할 필요는 전혀 없으니 당당하게 다니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거리를 구경하지도 못 하면서 땅바닥을 보고 쏘리를 외치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좀 더 자신감 있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밤이 되면 이런 불빛과 함께 장사를 접는다.

페즈는 모로코에서도 꽤 큰 도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모로코 도시에 비하면 상상도 못 할 대형 마트'까르푸'가 자리했다. 까르푸에는 피자헛, 버거킹 등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신문물(?)들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생각도 못 했던 것... 바로 외국인들을 위한 주류 판매점이 있었다. 각종 와인, 맥주, 위스키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진 않았지만 나중에 사막에서 먹을 맥주를 구매할 수 있었다. 맥주를 사놓는 나만의 방식으로 사막에 갈 준비를 완벽하게 끝내고 페즈를 떠났다.


사하라 사막 투어를 할 수 있는 메르주가라는 도시는 페즈에서 정말 멀리 떨어져 있었다. 버스 타고 약 10시간~12시간을 가야만 도착하는 도시. 하지만 나는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한 사막의 모래를 위해 메르주가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어후 유럽에서 10시간 버스를 타봤기 때문에 얼마나 힘들겠어라는 생각은 버스를 타고 약 3시간 정도만에 마음이 바뀌어 버렸다. 이유는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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