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그 당시 내가 알아본 런던에 가장 싸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싱가포르에서 런던으로 가는 30만 원짜리 편도 비행기였다. 그래서 난 망설임 없이 말레이시아에서 버스를 타고 7시간에 걸쳐 싱가포르에 넘어왔다.
두 번째 마리아나 베이 샌즈 호텔. 뭐 얼마나 멋있길래 라는 생각으로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당연히 숙박은 못 하지만 구경하는 게 어디야.
약 7시간의 버스를 통해 도착한 곳은 싱가포르의 무슬림들이 거주하고 있는 칼랑 지역. 지역에 대한 평판은 최악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묵는 호스텔 방에 4박 동안 거의 혼자 자는 날이 많을 정도였다.
나만의 작은 호...스텔
짐 풀고 바아로 야경 보러 ㄱㄱ 사실 여기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바로 오글거리지만 이쁜 야경 앞에 혁오-Tomboy 들으면서 한번 울어 보고 싶었다. 왠지 감성적이고 싶었다. 그래 일단 노래까진 틀었는데 울음은 안 나온다. 아직 엄청난 감동은 못 받은 듯하다.
솔직히 많이 예쁘다.
그다음 날 선택한 장소는 인도 거리 일명 리틀 인디아. 살면서 인도에 가본 적, 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진짜 인도 커리를 먹으러 왔다.
인도 거리에 도착하자마자 인도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어폰을 끼고 걸어가던 중 누가 말을 걸었다.
인도인- '어디서 왔어 한국?'
나- '네 한국이에요' 반갑게 악수와 인사를 했다.
인도인- ' 아 한국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많이 따지 않았냐 '
나- '아 ㅏ하ㅏㅏ그죠'
인도인- ' 이럴게 아니라 어디 가서 얘기 좀 하자'
아닙니다...
이겨내고 도착한 커리집. 적당히 걷는 길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가격은 적당했다. 8000원 정도 싱가포르 치고 괜찮은 가격. 진짜 맛있었다. 고수를 못 먹는데도 맛있었다.
커리와 난
그리고 또 다음날 누구나 간다는 센토사섬
섬 안의 아쿠아리움
유니버셜 스튜디오에는 못 들어갔지만 대안으로 선택한 아쿠아리움. 여기서도 당연히 점원은 나한테 중국말을 한다. 거의 대부분의 중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면 나한테 중국말로 건다. 심지어 중국인들도. 중국인 에피소드가 여럿 있는데...
이건 나중의 일이지만 캄보디아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 캄보디아 승무원이 앉아있는 나한테 중국어를 하고 가버린다. 아직도 모른다 나한테 뭘 지시한 건지는... 길을 가다가 길 잃은 중국인들이 날 보고 정말 세상 반갑게 와서 중국어로 도움 요청하기. 등 있지만 가장 큰 사건은 인천공항에서 일어났다.
마지막 남미 여행을 끝마치고 한국에 온 기념으로 삼각김밥 하나를 사고 내 카드를 내밀었는데 편의점 알바생이 나한테 조심히 말을 건넸다. 어...원 따우전드 투헌드레드 원... 이런 한국인도 날 한국인으로 안 본다. 난 그 점원에게 인사를 하지 못했다....
중국인으로 보여서 기분 나쁜 것이 아니라 어느 나라 사람인지 잘 모르겠으면 나한테 먼저 물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여러모로
이렇게 나의 싱가포르, 아시아 여행이 끝났고 나는 마지막으로 한식을 선택하기 위해 중국음식점에 들어가 마파두부를 시켰다. 중국음식점 중에 가장 한식 같은 음식은 마파두부다. 여기 가다가 10달러(8000원) 잃어버려서 꼬치가 빈약하다.
마파두부 맛집
여튼 마지막 싱가포르를 끝으로 나는 내 생에 첫 유럽의 땅을 밟으러 런던으로 향했다. 정말 순조로웠다 분명... 분명
아침부터 공항열차를 야무지게 타서 공항에 도착 그리고 안경을 쓰고 거울을 봤는데 다래끼가 거의 눈 반만 하게 나버렸다. 부랴부랴 약국에 가서 내 눈을 보여줬는데 다래끼는 약이 없단다. 말이 되나 싶지만 방법이 없다 아무것도 못하고 13시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이없지만 그 당시 내가 생각한 방법은 이거였다. 덜 아문 다래끼를 비행기 안에서 다 아물게 한 후 터트리자. 이 생각으로 등신같이 카트가 지나갈 때마다 술을 마셨다. 결과는 실패 런던에서도 꽤 고생했다.
뭐 당연히 다래끼는 그냥 더 심해지기만 했다.
태어나서 처음 먹는 기내식 맛도 못 느끼고 비행기에서 내리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여행의 1부 동남아시아가 끝났다. 가 아니라 내 마지막 여행지도 동남아였다.
그래도 일단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유럽의 이야기를 정리할 것이다. 생각보다 유럽에서 재밌는 일 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