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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Oct 05. 2019

여행과 돈
쿠알라룸푸르

아시아- 말레이시아

길고 긴 약 10일간의 태국여행을 마치고 저녁 10시가 다 되어서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했다. 버스 타고 숙소로 바로 이동했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하늘 정말 멋있다.

태국보다 물가가 생각보다 많이 올라버렸다. 그래서 예약한 호스텔은 차이나타운 근처의 밍글 호스텔 쿠알라룸푸르(Mingle Hostel Kuala Lumpur). 옥상의 바, 숙소 가격 때문에 선택한 이 호스텔은 처음엔 괜찮은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실수였다.


첫 번째 도착하자마자 바에 가서 맥주 한잔 시켰는데 아무렇지 않게 중국말로 말을 건넨다. 씁 어쩔 수 없지. 그다음 어이없던 것. 자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깼다. 방음이 하나도 안된다. 새벽 4시에 억지로 듣는 민망한 소리... 난 누가 싸우는 줄.


여튼 쿠알라룸푸르 도착 이후 첫 번째 선택한 관광지는 바로 바토 동굴 압도적인 크기의... 뭐지 어떤 것과 원숭이들 진짜 많았다. (지하철을 타면 편하게 갈 수 있다.)

바투 동굴 입구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 날도 나의 사진을 찍어줄 착한 외국인 찾기에 돌입했다. 그러자 어떤 백인이 나한테 말 걸었다.

스웨덴인- 나 사진 찍어줘. 나 스웨덴에서 왔어.

나- 좋아 대신 나도 찍어줘 나 한국인이야.

스웨덴인- 좋아. 안녕하세요(한국말로)

나- 미안 나는 스웨덴 말 못 해.


내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의 조건은 이렇다.

1. 휴대폰 들고 도망갔을 때 내가 이길 수 있는 사람.

2. 자신 먼저 찍어달라는 사람.

이 조건으로 한 번도 안 뺏겼다. ㅋㅋ

거의 깡패다...

관광 마치고 역시 동남아는 야시장!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칠리크랩 싱가포르에선 10만 원 말레이시아는 2~3만 원 그럼 어디서?

길거리에서 먹는 대신에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맛은 그래도 꽤 괜찮았음. 양은 적다... 그래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가는데 칠리크랩 안 먹어보면 안 될 것 같아서 무리했다 좀. 그렇게 다음 선택한 숙소 앞에 사태(꼬치) 구이 전문점. 물론 비용절감을 위한 길거리 사태.

길거리 사테 맥주

저 닭날개가 보이시나요. 나는 저 닭 날개를 아무리 봐도 개구리 같다는 판단을 내리고 점원한테 물어봤다.

나- 저거 개구리...인가요?

점원- 닭 날개야.

보통 이 정도면 믿어야 되는데 뭐에 홀린 사람처럼 계속 물어봤다.



나- 저거 개구리 다리 맞죠? 개구리 맞는데.

점원- 닭날개라니까.

이럼에도 의심하고 먹었는데 닭이다. 미안...



그렇게 다음날. 나는 혹시 시장에 가면 싱가포르 유럽을 가기 전에 싸구려 슬리퍼를 하나 살 수 있겠지란 생각에 시장에 갔다. 슬리퍼 구경중 짝퉁 나이키 슬리퍼를 보고 가격을 물었다.  90링깃, 2만 5000원이란다... 도저히 못 살 금액이어서 다음 가게에 갔더니 또 90링깃을 부르자 거절했다. 그러니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란다. 자신 있게 50! 외쳤다.



사실 여기 오기 전 말레이시아 시장은 흥정을 하는 것이 비매너라는 말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14000원)을 외쳤다. 그러자 상인은 그래! 란다... 등신처럼 그 자리에서 짝퉁 나이키를 15000원 정도에 살뻔한 것이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슬리퍼는 그대로 포기했다.

사실 여행에 쓸 수 있는 돈은 딱 정해져 있다. 그 이상은 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난 내가 좋아하는 것에 돈을 써야 하고 덜 좋아하는 것엔 덜 좋아하는 것만큼 아껴야 했다. 그러면서 비교적 기대가 없던 이 쿠알라룸푸르에 돈을 아껴야 했던 것이었다.  


이 나만의 규칙은 여행 끝까지 당연히 못 지켰다. ㅋㅋㅋ 이후 수많은 허튼짓으로 큰돈 작은 돈 여러 번 날렸다. 싱가포르에선 걸어가다 10달러(8000원)를 잃어버려서 30분 동안 공원을 뒤지고 말레이시아에선 마지막 날 5링깃(1400원) 짜리를 쓰려고 당당하게 내밀었는데 약간 찢어져서 쓸 수 없단다. 누구한테 받은 걸까... 왠지 기분 나쁜데 아직도 내 지갑에 있다. 기념품 샀다고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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