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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Oct 09. 2019

꼭 해야 하는 것? 브뤼셀 암스테르담

유럽-벨기에, 네덜란드

여행할 때 꼭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런던에서 아침 일찍 나와서 벨기에 브뤼셀에 가는 버스를 탔다. 유로스타, 유레일패스를 구매하지 않은 이유는 가격 때문에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정의 유연성이다. 나는 계속 Flix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나중에 다루겠지만 기차는 하루 전 이틀 전에 예매하면 한참 비싸지는 반면 버스 가격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물론 조금 더 오래 걸림)


그렇게 약 9시간의 버스를 타고 드디어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다.

영국과 비슷하긴 해도 벨기에만의 느낌이 따로 있다.

벨기에에 오면 꼭 해봐야 하는 것은 뭘까 오줌싸개 동상 보기? 그랑플라스 광장 가기? 와플 먹기? 여러 가지 해야 할 것들을 떠올렸고 실제로 다 해봤다.


그랑플라스 광장

광장에 가서 제일 처음 한 일은 와플 먹기

벨기에 와플

솔직히 와플 맛있었다. 1유로(1300원) 짜리 기본 중의 기본인데 맛있더라 그냥 달기도 했다. 그 와플을 먹으면서 한 일은 오줌싸개 동상 보기

애게...

솔직히 실망했다... 넘 작아... 동상 크기가

호스텔 내부의 바

이번에 내가 선택한 호스텔은 아직도 기억난다. 자크 브렐 유스호스텔(Jacques Brel Youth Hostel). 숙소에는 각종 맥주 약 30가지 정도의 맥주가 있었다. 역시 벨기에는 맥주지. 그리고 혼자 맥주 한잔 마시는데 우연히 세 명의 외국인과 마주하게 되었다.


한 명은 멕시코에서 친구 결혼식 때문에 온 33세 Lalo... 랄로? 또 한 명은 호주에서 놀러 온 20세 여대생이었다. 나머지 한 명은 동영상에서 보이는 바에서 일하는 벨기에 친구.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다. 도수 8.5도짜리 맥주를 마셔야 하는 이야기, 우리 덕분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멕시코 이야기, 각자의 나라 노래 이야기.


사실상 그랑플라스 광장에 가고 와플을 맛있게 먹고 오줌싸개 동상을 본 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8.5도짜리 맥주와 그 친구들 얼굴이었다. 그러면서 느꼈다. 여행에 꼭 해야 하는 것은 있어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구나. 그렇게 술을 가득 먹고 2박 3일의 여행을 마쳤다.


그렇게 웃고 만족하면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행 버스를 타고 네덜란드로 떠났다. 도착했는데 날씨도 좋고 네덜란드 꽃을 보니 행복했고 정점을 찍기 위해 오랜만에 아시아 음식과 하이네켄을 선택했다.

맛있는데 가격이...

그렇게 12인실 호스텔에 짐을 풀고 나가서 금기 해제의 대표적인 도시 암스테르담을 구경하기 위해 나섰고 대마초와 성이 개방된 도시를 한 바퀴 돌았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런 밤의 도시를 구경한 후 맥주를 한잔 마시고 잤는데 다음날 호되게 당했다. 눈은 잘 떠지지도 않고 기침에 열에 그대로 오전을 날렸다. 아마도 브뤼셀에서의 무리와 암스테르담의 대마초 냄새가 몸살을 부른 것 같다.


그렇게 몸살을 앓고 호스텔 벤치에 앉아 있는데 한 외국인이 이상한 냄새의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나에게 한번 해보라고 권했다. 근데 나는 담배도 안 피우는 사람이라 거절했고 누가 봐도 대마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한 번 경험이라고 해보기에는 내가 겁이 너무 많다.)


그렇게 아파 놓고도 정신 못 차리고 그래도 네덜란드인데... 하이네켄은 먹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하이네켄 박물관에 갔다... 등신...

맥주 맛을 잘 모르나 꽤 맛있었다.

그렇게 하이네켄 생맥 3잔으로 네덜란드 여행을 정리하며 마지막 끼니는 피자로 마무리했다. 저 피자는 '마가리타 피자'로 불리며 사실상 기본 피자이다. 다른 피자 하고 솔직히 비교하면 덜 맛있겠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저 큰 맥주 한잔 차이정도.

이렇게 나는 신나서 돌아다니다 멘탈과 몸이 확 상해버린 네덜란드 여행을 억지로 마쳤고 그다음 나는 좀 멀리 떠나는 것을 결정했다. 그곳은 거의 동유럽과 가까운 독일 베를린.


아직도 나는 잘 모른다 여행에서 뭘 해야 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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