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고래처럼 파도 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언젠가는 바다가 되고 싶다.
산과 강을 거친 모든 물들이 모여드는 곳.
출처가 분명하지 않는 모든 물줄기들이 모여드는 곳.
그렇게 바다는 세상의 맑은 물, 흐린 물 등 온갖 종류의 물들을 모두 품는다.
변함없이 잔잔해 보이는 바다에는 모든 출신의 물들이 모여든다.
그럼에도 바다는 제 빛깔을 잃지 않는다.
흙탕물이 와도 그저 그 흙들을 고요히 가라앉힐 뿐이다.
바다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생명의 역동성들을 묵묵히 품으며 바다라는 자신의 소명을 지킨다.
바다로 흘러들어온 물들은 서로에게 자리를 내주며 밀려나기를 반복하지만 바다는 잔잔하게 그들을 모두 품으며 제 모습을 지킨다.
바다는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늘 우리 곁에 머무른다.
겨울바다는 잔잔한 이부자리에 깊은 울음을 품으며 주변을 따스하게 감싸고돈다.
여름바다는 햇살을 맞은 찬란한 물비늘들을 역동적으로 굽이치며 우리 마음을 뒤흔든다.
깊은 밤에 잠긴 바다는 언제 덮칠지 모를 스산함으로 매섭다.
새벽 바다는 새로 난 공기들을 머금으며 생명의 태동성을 여과 없이 뽐낸다.
바다의 포용력, 기세, 그리고 다채로움.
그렇기에 바다는 하늘과도 나무와도 사람과도 만날 수 있다.
만물의 역사들을 묵묵히 품으며, 자신의 존재를 유지한다.
그들을 굳이 밀쳐내지도, 끌어당기지도 않는다.
그저 그때그때의 제 모습을 유지하며 자신의 주변을 오고 가는 모든 존재들을 받아들이고 떠나보낼 뿐이다.
나는 지금 바다를 헤엄치는 법을 배우는 고래다. 이렇게 계속 바다와 살을 맞대며 파도 타는 법을 배운다, 언젠가는 바다처럼 모든 것을 품을 수 있지만 제 모습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