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도 잘 걸어가보자

두려움과 욕망을 다스리자

by 목하

나는 현재 공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밞고 있다. 보통 각 연구실은 기업, 공공기관, 연구소, 타 대학과 함께 하는 과제들을 수행하고, 그로부터 각종 연구비와 실험 자재비를 지원받는다. 나도 대학원생으로서 한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과제를 타대학 연구실과 함께 수행 중이다. 지난 화요일은 해당 과제의 성과 달성을 보고하고, 최종심사를 받는 날이었다. 무탈하게 최종심사가 끝난 후, 심사에 참석했던 타대학 교수님, 타대학 대학원생들, 그리고 나는 근처 카페에서 한 시간가량 이모저모 얘기를 나눴다.


그 한 시간은 내가 인생을 다시 되짚어 보고, 마음을 다잡는 데 참 소중한 시간이었다.


지금 너희들은 그냥 자신의 일과 공부, 즉 본업에 집중해서 몸값을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야. 40대부터 자기 집 장만하고, 자산을 불려도 늦지 않아. 그러니 30대에는 주식, 코인에 시간과 에너지 쓰는 것보다 자기 자신한테 투자해. 그게 가장 좋은 투자야.


인생이 폭망 하는 이유는 욕심을 부려서다. 자신이 원래 원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려다가 완전히 망하는 사람들이 많아. 인생은 Risk management (위험 관리)를 잘해야 한다. 즉, 폭망 하지 않도록 위험 요소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수님은 경험이 녹아든 삶의 조언들을 무심한 듯 툭툭 던져주셨다. 특히 위의 두가지 요지가 30대로 넘어가고 있는 나에게 깊이 와닿는 말씀들이었다. 이십 대 후반 삼십 대 초반의 한국인들은 대게 사회에서 자신의 입지를 막 다져나가는 시기에 놓여 있다. 그런 만큼 자신의 앞에 놓인 선택지들 사이에서 수없이 고민을 하게 된다.


주변 친구들은 다 제 직장 찾아서 정해진 월급 받으며 일하는데, 나도 그래야 하나?

이제는 꿈에 도전하기보다 남들처럼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는 게 맞을까?

친구들 뿐 아니라 동생들도 다 제 짝 찾아서 결혼하네. 나도 빨리 짝을 찾아야 할까?

나는 지금 솔로의 삶이 너무 재밌고 소중한데, 사회가 말하는 혼기에 빨리 짝을 찾아야 하나?

세상에 내 편은 없나 봐... 그냥 내 편인 사람 한 명 만나서 무탈하게 가정 꾸리며 살까?


직장, 연애, 결혼, 돈.... 삶을 둘러싼 두려움과 욕망들. 혼재된 감정의 변화 속에서, 이 모든 고민들 각각에 명료하게 답을 내리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타대 교수님을 만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내 인생에 대해 다시금 톺아보았다.

'앞으로 어떻게 삶을 꾸려 나갈 것인가?'

'30대는 어떻게 보낼 것인가?'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어떤 사회인이 되고 싶은가?'


두려움과 욕망. 이 두 가지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위의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달라질 것이다. 그 답을 내놓는 주체가 달라지니 당연히 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 자신이 답을 하는 건지, 사회의 기준이 답을 하는 건지에 따라 말이다. 그리고 어떤 답을 내리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삶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을 수도 있다.


두려움과 욕망에 사로잡혀 버린다면, 사회의 기준이 답을 할 것이다. 곧 내 삶은 남들이 다 가는 길에 실려서 가다가 허무감 속에 끝을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감정을 잘 사용할 수 있다면 나는 주체적으로 내 삶을 꾸려나가며 흐뭇한 미소로 끝을 맞이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두려움과 욕망을 잘 다스려보기로 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삶을 꾸려 나갈 것인가?'

'나의 30대는 어떻게 보낼 것인가?'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어떤 사회인이 되고 싶은가?'


내가 앞으로 가고자 하는 삶은 다른 친구들이 선택한 길도, 타대 교수님께서 밞아오셨던 길도 아니다 (물론 그들 각각의 삶을 존중하고, 다 각자만의 가치관에 따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건강하고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


20대에는 나를 다양한 상황 속에 집어넣으며, 나에게 가치 있는 존재들을 깨우쳤다. 이제부터는 내 삶의 우선가치들을 지키고 성장시켜 나가려 한다. 그러기 위해 30대 동안은 그 가치들이 바로 설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단단하게 다지고 싶다. 그리고 40대부터는 다져진 토대 위로 내가 원하는 가치에 따른 삶을 하나씩 세워나가고 싶다.


결국 박사 학위를 받은 후에도, 나는 또 다른 수련의 과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꾸준히 나에게 필요한 지식들을 배우고, 내 것으로 소화시키고, 실전에서 나를 단련시켜 나가려 한다. 그 과정에서 두려움과 욕망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가고자 하는 삶은 더 명료해지고 있다. 결국 나는 내 삶을 걸어갈 것이다. 그래서 삶을 산다는 것은 참 재밌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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