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세뱃돈은 이렇게 사용하기로 해요

용돈으로 배우는 자본주의

by 찐지니

설날, 아이에게 찾아오는 특별한 기회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설날이 다가온다. 설날은 자본적 측면에서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큰 이벤트다. 어른에게는 큰 지출이 발생하는 이벤트지만, 아이에게는 어른들에게 꾸벅 인사만 하면 용돈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수입처가 된다.


우리 아이는 벌써 설날에 받을 용돈에 신이 나있다. 작년에 받은 금액만큼 받을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는 상기된 모습이다. 물론 작년과 같은 초등학교 입학 때만큼 많지는 않을 테니 약간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신나는 기분을 좀 더 즐기라고 입학시기와 일반적일 때는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아직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조만간 알게 될 테니.





어린이 통장, 돈의 가치를 배우는 시작



우리 부부는 아이가 숫자를 쓰고, 읽기 시작한 시점부터 아이와 함께 은행에 가서 어린이 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어른들에게 인사하고 받은 용돈은 그 통장에 넣어줬다. 아이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통장을 보고 뿌듯해했고, 통장에 적힌 잔액을 몇 번이고 확인하며 기뻐했다. 아이에게 이 통장은 본인이 소유한 “돈”이 있다는 자긍심으로 다가왔다.


아이의 돈을 모아주려는 마음은 여느 부모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이 돈을 모아서 뭘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막연히 성년이 되었을 때 아이를 위해 돌려준다거나 대학 학비로 주겠다고 한다면 그건 인플레이션을 역행하는 생각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돈을 가둬두고 가치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행위와 같다. 마치 나무에 달린 잘 익은 홍시를 아끼다 나무 위에서 썩게 내버려 둔 것과 다름없다.


이 통장은 단순히 아이의 돈을 보관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아이가 돈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가르치고, 돈을 모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돈을 어떻게 굴리고, 어떻게 불리는지 알려주는 용도이자, 자본주의 속에서 단단하게 크도록 도와주기 위한 우리의 다짐이 담긴 통장이기도 하다.


아직은 통장에 많은 돈이 들어 있지는 않지만, 이번 설날을 계기로 아이는 작게나마 투자할 수 있는 돈이 모일 것이다.이번 기회에 아이에게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고, 그 목돈을 투자해 돈을 불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한다.





저축만큼이나 중요한 돈불리는 법




어릴 때부터 저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아쉽게도 나는 그 돈을 어떻게 불리는지는 배우지 못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단순히 통장에 돈을 차곡차곡 모으기만 해도 이자가 붙어 돈이 불어나는 시기를 살았기 때문에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의 증식은 단순한 노동 소득을 넘어선다.
자산을 보유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만이
지속적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다.”



이 말은 현대 사회에서 경제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돈을 단순히 모으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부를 축적하기 어렵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자산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아야지만 부자가 될 수 있다.


자본주의를 아직 알지 못하는 우리 아이는 아직까지 돈을 아껴서 남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즉, 단지 본인 소유의 돈이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설날에는 아이와 함께 통장에 명절 용돈을 입금하면서, 이번에 받은 돈이 가진 가치가 예전에는 어땠는지 미래에는 또 어느 정도의 가치가 될 것인지 이야기해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 돈을 모아서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최선인지도 함께.






설날, 돈 공부를 시작하는 날




설날은 새해가 왔음을 기리고 가족이 모두 모여 안부를 묻는 날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큰돈이 오고 가는 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날을 위해 수고스럽게 은행을 방문해 새로 나온 빳빳한 신권 지폐로 돈을 바꿔 가족에게 마음을 전한다.


이렇듯 돈은 우리의 생활안에 함께하고 있다.


아이에게 돈을 가르치는 일은 단순히 돈을 관리하는 기술을 넘어서, 아이가 자립적이고 주도적인 삶을 살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번 설날, 아이가 돈의 가치를 배우고, 그것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워런버핏이 말하기를

"현금을 보유한 사람들은 편안함을 느낀다. 그들은 사실상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가치가 하락할 것이 확실한 끔찍한 장기 자산을 선택했다."




'돈'이 주는 안전함이 아닌 리스크를 안은 '투자'를 왜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이 말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줄 생각이다. 돈을 아끼기만 해선 안되고 불려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하고 냉정하게 숨쉬듯 일어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명확하게 알려주려 한다.


아직 어리지만 자본주의 세상에서 투자는 필연적이기 때문에 어리더라도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부모인 우리가 왜 돈을 그렇게 열심히 아끼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하나씩 말해줄 때가 된 것 같다. 그렇게 번 돈이 주는 자유로움으로 어떤 삶을 살게 하는지 함께 생활하면서 계속 보여줄 생각이다. 물론 투자 방법도 함께 궁리해서 아이의 소중하고 작은 종잣돈을 함께 굴려볼 참이다.



이번 설날은 단순히 아이가 용돈을 받는 날이 아니라, 돈의 가치를 배우고, 돈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설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경제 공부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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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