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진짜 알아야 할 경제교육
아이에게 마트는 장난감과 젤리가 유혹하는 최고의 쇼핑장소다. 쇼핑의 즐거움을 알고 나선 마트에서 뭐든 눈에 보이기만 하면 사고 싶어 떼를 썼고, 우리는 장난감이나 젤리코너를 피해 다니기 바빴다. 그러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마트에서는 무엇이든 원하는 것 딱 하나만”이라는 규칙을 세웠다.
이게 아이가 '가족'이라는 사회에서 지켜야 하는 첫 번째 원칙이었다. 처음엔 이게 될까? 마트에서 들어 눕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규칙을 지키는 것에 대해 잘 따라와 줬다. 이 원칙 덕분에 아이는 자연스럽게 물건을 고를 때 신중히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오늘 아이와 함께 마트에 다녀왔다.
오늘도 평소처럼 과자 코너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던 아이가 과자 하나를 골랐다. 그런데 다음 코너로 이동하던 중, “1+1 과자 행사”라는 문구를 본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엄마! 이거 1+1 이래! 하나 더 주는 거잖아~ 이걸로 바꿀래!”
아이에게 '1+1'행사는 며칠간 먹고 싶어서 신중히 골랐던 과자를 포기할 만큼 정말 좋은 기회처럼 보였나 보다. 사실 나도 1+1이나 세일 표시를 보면 계획에 없던 물건이라도 덜컥 사고 싶어질 때가 많다. 그런데 오늘 본 과자는 1+1이라 해도 그렇게 싸 보이지 않았고, 이미 고른 과자도 있었기에 아이에게 '1+1이라고 무조건 사는 게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주기로 했다.
“왜 1+1 행사를 하는지 아니?”
“음... 사람들이 많이 사게 하려고?”
“맞아. 사람들이 많이 사도록 유도하는 거야. 그러면 필요 없는 물건도 1+1 행사를 한다고 해서 꼭 사야 할까?”
“......?”
아이는 조금 실망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 한 개 더 주는데...”
“근데 생각해 봐. 우리가 원하던 과자도 아니잖아. 단순히 두 개를 준다는 이유로 사는 것보다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안 사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1+1'을 하나의 가격으로 두 개를 산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편의점에서 꼭 사고 싶은 음료가 아니더라도 '1+1'표시가 붙은 상품에 손이 가곤 한다. 혹시 우리는 싸지 않은 싼 상품에 현혹되고 있는 건 아닐까?
풀이 죽은 아이에게 '1+1 행사'의 꼼수를 이해하기 쉽도록 예를 들어 설명해 주기로했다.
“과자를 1개 1,300원, 1+1으로 두개를 사면 2,000원에 판다고 해 보자. 2개 사는 게 싸 보이지? 그런데 사실 그 과자의 원래 가격이 1,000원이었을 수도 있어. 이렇게 원래도 같은 가격에 살 수 있었던 건데 일부러 행사로 싸게 보이는 것처럼 해서 더 많이 사도록 유도할 수도 있는 거야.”
“엥? 그럼 그냥 싸게 파는 척하는 거야?”
아이는 깜짝 놀라며 큰 마트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소리쳤다.
“그래서 1+1이나 세일 표시가 있더라도 혹해서 사지 말고 진짜 필요한 물건인지, 아니면 단지 싸 보이니까 사려는 건 아닌지 잘 생각해야 해.'1+1'이나 '세일'은 사람들이 더 많이 사도록 만들려는 마케팅 방법이거든"
아래는 할인꼼수를 보여주는 기사다.
행사상품이라면 당연히 가격이 싸야 하는데...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마케팅의 기본 전략 중 하나는 소비자가 스스로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믿게 하는 것이다. 진짜 그 물건이 비싼지 싼지 모르지만 할인을 한다고 적어 두는 것을 보고 사는 것만으로도 '싸게 잘 샀다'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결국, 우리는 필요한 물건만 사기로 하고 마트를 빠져나왔다. 대신 아이의 서운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기로 했다.
물론 이것도 충동적 소비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소비는 아니겠지만.
현명한 소비는 어른에게도 어렵다.
마트에 가면 나 역시 계획에 없던 물건을 사곤 한다. 모든 소비가 다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세상에 나가 속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모든걸 의심하면서 빡빡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중요한 건 소비라는 건 감정에 휩쓸려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왜 사고 싶은지, 정말 필요한지 고민하는 태도에서부터 출발해한다는 거다. 아이에게도 이런 태도를 가르쳐주는 것이 목표다.
"이 상품이 없으면 당장 불편할까?"
"두 개를 모두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NO라는 답이 나온다면 이 물건을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아무리 싸더라도 낭비가 된다.
1+1 마케팅이 항상 저렴한 것은 아니다. 단위 가격(100g당 또는 1개당 가격)을 비교해 보자. 일부이긴 하겠지만 1+1 상품은 할인 없이 정가로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
살 생각이 없었더라도 1+1 상품과 마주하는 순간의 충동을 누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오늘 사야 할 물품과 예산을 미리 정하고 가면 소비의 범위를 조절할 수 있다.
아이와의 이런 대화는 단순히 소비를 억제하는 것을 넘어 마케팅 전략에 대한 이해를 키워주는 기회가 된다. 아이가 오늘의 경험을 통해 1+1을 무조건 좋은 기회로 여기기보다 “이게 정말 필요한가?”를 한 번 더 고민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걸로 충분히 성공적이다.
이런 작은 경험들이 쌓여, 아이가 커서도 돈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소비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동이 아니라, 가치와 필요를 따져보는 과정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 그게 바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경제교육의 시작이다.
★ 다음 주 목요일 예고
우리 아이 부자로 키우는 마법
'아이에게 이 말만은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