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의 탄생은 언제나 신기하고 신비롭다.
습관처럼 물을 주면서 발견한 다섯 개의 포동포동한 꽃망울들, 이 속에 어떤 모습이 들어 있을지 너무 궁금했다. 퇴직하신 팀장님께서 서양란이 필 거라고 꽃망울을 보고 예측해 주셨지만 미리 그 모습을 내 상상 속에서 정해버리고 싶지 않았다.
드디어 화려한 얼굴을 드러낸 이 친구를 검색앱은 그의 사진을 들이밀자마자 호접란이라 알려줬다.
정말 나비를 닮았다. 기특한 이 녀석.
빈약한 화분 자리 안에서도 기특하게 꽃을 보여주다니...
생각해 보면 이 꽃과 나무들의 생명력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허공에서 아무도 "여기야,여기"하며 손 붙들어주지 않아도 우리 인간들처럼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뱉어내며 중력을 이겨낼 에너지를 비축했다가 하늘로 도약하며 자신이 가진 최대한의 힘을 토해낸다.
그것은 호접란처럼 화려한 꽃의 결실로 나타날 수도, 엉겅퀴의 보라색 가시 돋친 꽃일 수도 있지만 결국 그들은 각자의 아이덴티티가 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결국 나 보라고 핀 꽃이 아니었다.
이 지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원소 성분들을 가장 잘 조합하여 가장 자신답게, 가장 찬란하게 살다 가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것만 같아 오늘 만난 호접란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오구오구 이쁜 것~!
가장 빛나게 너의 시간을 살다가 우리 내년에 인연이 닿으면 놀랍고도 반가운 웃음으로 다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