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아니오

by 김진희



살아가면서 세상의 질문들을 받는다.

그대는 번듯한가

학력과 인물, 그리고 직장 등등이.

예, 아니오



세상은 또 묻는다.

그대는 가졌는가

건강 그리고 집과 주식 등등을.

예, 아니오



예는 1, 아니오는 0

예로 답할수록 점수가 쌓이

세상의 호의도 쌓여간다.


그러나 죽어가면서는 다른 질문을 한다.

나는 세상에 얼마나 웃어 보였는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웃어 주었는가

가치롭게 추구한 일이 있었는가

마음에 새긴 문장과 멜로디가 있었는가

누군가와 연대하며 살아왔는가

예, 아니오



세상의 질문을 받는 자에서

자신에게 질문하는 자가 되며 깨닫는다.

나는 도마 위를 달리는 선수였다는 것을.



젖 먹던 힘으로 내달린 도약으로

도마를 밀어 올리고

온몸이 떠오르는 순간의 떨림

그리고 환희처럼 펼쳐지는

바퀴 반의 공중돌기

그러나 찰나의 순간을 알아차림과 동시에

몸은 재빠르게 땅으로의 착지를 하듯

삶은 그렇게 시작됨과 동시에 끝을 향해 있었다



허점 많은 서툰 선수인지라

득점 찬스를 놓치고야 마는 내 도마 경기는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가고

삶은 고난도 동작처럼 질문을 멈추지 않으나

그 방향과 결을 어느새 바꾸어 놓는다



도마를 짚은 내 몸이 위태위태

하늘로 떠오른다.

허공에 뜬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이제 나는 눈을 감다.

세상이 매긴 점수를 지우려는 듯이...

온몸을 비틀어 만들어 낸 공중돌기는

이제 나를 위한 선물이자 박수이다.



착지의 시간.

나는 비틀거리지 않으며

두 발을 이탈시키지 않고, 굽힌 무릎을 세워

무사히 땅 위에 안착하는 마무리를 꿈꾸며

이제 바뀌어진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한다.



공중돌기 후 눈을 떴을 때

관중석 속 단 한 명의 관중이라도

내 이름을 연호하는 모습을 본다면

모든 질문들은 소리 속에 가두어질 것이다.



결국 도마 경기에는

단 하나의 질문과 답만 기록된다.

"던져진 질문에 미흡한 답뿐일지라도, 대!

우리 삶의 시간을 따뜻한 호의로 환대해 왔는가?"

예,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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