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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찌니 May 10. 2023

풍선

몰랑몰랑 바람 빠진 친구

'후우 후우~ 조금 더 조금만 더~'

그러다 아차 하는 순간에 펑!!

어린 시절 푸슈슝 바람 빠지는 소리가 마치 방귀소리 같아  툭하면 실수인 척 풍선을 놓치고는 깔깔깔 박장대소. 그 시절 우리는 50원짜리 풍선 한 개만 있으면 하루가 짧았다.

물을 채워 몰랑몰랑 가지고 놀다 공기 넣어 로켓 쏘기도 하고, 표정을 그려 바람을 넣었다 뺐다 하며 표정 놀이도 하고. 공놀이는 기본이고 혹시라도 터지기라도 하면 터진 조각을 이어 묶어 공기놀이도 했다.


안에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모양도 무게도 달라지고

속을 채우느냐 비우느냐에 따라 놀이도 바뀌는 풍선은 그 자체로도 이미 훌륭한 놀이 친구였다.


간혹 생각 없이 너무 많은 풍선이라도 불어댄 날은 양 볼이 아파 한참을 후회후회하고, 크게 불거라 욕심부려 지나치게 공기를 불어넣을라 손 치면 어김없이 터져버리는.


언제나 정도를 지키는 좋은 친구.


이제는 가끔 아이들의 생일이나 파티장을 꾸미는 일이 아니면 볼일이 자주 없게 된 풍선.

어린 시절 상상력이 넘치던 내게 상상친구로 크나큰 행복을 주었던 친구를 다시 만나고 보니 잊고 지낸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불다 남은 풍선을 내려다보며 이건 나중에 물풍선으로 만들어야지 생각하며 살포시 호주머니에 챙겨둔다.


또 보자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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