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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찌니 May 17. 2023

계단

한 걸음에 한 칸씩

한 걸음에 한 칸씩..

할머니네 집 빌라에는 짧지만 높은 계단이 하나 있다. 항상 조심조심하라는 말씀에 조금 귀찮음이 느껴질 즈음 살짜쿵 발을 헛디딘 적이 있었다.


아뿔싸! 고작 두 칸인데 미끄러지고 보니 다른 계단과는 다른 층고에 충격도 꽤나 크다.

그제서야 유심히 바라보니 초기에 설계보다 기울기가 큰 땅에 지어진 집이라 마지막 두계단이 유달리 높게 마무리 되었단다. 넘어질 뻔 하고 보니 그제야 새삼 그 짧지만 높은 계단이 신경쓰인다. 이젠 그 계단에서 나도모르게 '조심조심!'이라고 잔소리를 해댄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때론 우습게 그냥 지나치던 작고 미세한 차이들에 크게 넘어지고 크게 다치고, 때론 너무 조심조심하다 일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한 계단도 못올라가기도 하고. 다 같아보여도 내맘 같지 않고 다 다르더라.


계단을 한칸씩 적당한 주의와 집중을 가지고 오르면 부담 없듯이.. 무리말고 한번에 한칸씩만.

그러다 가끔 낮은 계단을 만나면 두칸씩 뛰어 오르기도 하면서. 그러다보면 어느새 계단 오르는 것 자체가 즉거운 놀이가 되기도 하니까.


이왕 오르는 것, 즐겁고 재밌게!

높은 계단은 조심조심하되 같은 페이스로 스피드는 가져가며 즐겁게 그리 오르고 또 올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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