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찐찌니 May 24. 2023

소풍

소풍 가자~

소풍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소풍 가기 전날이면 설레어서 잠 못 들고

당일 아침이면 김밥 주워 먹느라 정작 소풍 가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간혹 엄마가 바쁘셔 도시락이라도 준비를 못해 줄 때면 소풍 내내 울상이 되어 하루를 망치곤 했다.

어찌 보면 그 시절의 소풍은 곧 김밥이었고 도시락이었고 먹을 것이 풍족하면 곧 준비된 소풍이었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어디를 가야지 생각을 하면 제일 먼저 주변 먹거리를 찾아보고 앉아 심심이 먹을 것을 생각해 보고 그다음은 무엇을 하지를 생각한다.


그러다 소풍이라는 말이 주는 재미를 잊은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소풍이 뭐였지..?


소풍이 뭐였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야외에 나갔다 오는 것, 말 그대로 ‘바람을 쐬고 오는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교육적 행위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암묵적 룰이 생기며 소풍은 말 그대로 편히 마냥 쉬기만 하는 것이 아니게 된 것 같다. 자연이 최고의 스승이다라고 외친 17세기의 코메니우스의 말부터 시작되었다는 '나가서 무엇이든 배워오겠지' 심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 똑같구나 싶어 피식 웃음이 샌다. 나이 들어 배울 것 투성이라 안 그래도 힘든데 또 뭘 그리.. 힘들게 굳이 밖에서(?) 까지 싶다가도 근처 뭐 할 것 없나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학습이 참 무섭다 싶다.


쉼이 필요해 소풍을 가자 말해 놓고 괜스레 무언가 할 것 없나로 읽고 있는 내 모습에 어린 시절의 순수한 놂의 가치를 사랑했던 그 시절을 강제 소환시켜 주입시켜 본다.


소풍은 노는 거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또 출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