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군 Dec 29. 2022

굳이 좋은 사람인 척하자

2022년에 배운 것 [8]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고민하다


 군대에서는 정말 생각할 시간이 많습니다. 아니, 생각할 시간’만’ 많습니다.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고민하고 정리해 나가는 시간은 꽤 괜찮았습니다. 입대하기 전 저는 군대라는 시간이 제게 인터미션이 되기를 바랐고 전역을 바라보는 지금, 그 인터미션은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저는 군생활 목표 중에 하나였던 노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활동들을 한눈에 정리하되, 제가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잘 드러나도록 구성하고자 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동안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의 페르소나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타인에게 어떤 사람으로 각인될 것인가, 같은 고민 말입니다. 지금의 저는 열정이 많은 사람, 다재다능한 사람, 매순간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 정도로 정리되어가는 것 같은데, 여기에 전문성이나 안정감이 더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친절하자


 그런 고민을 이어가는 동안 제 확실한 장점 한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그건 바로 ’살갑다’는 것입니다. 흔히들 ‘성격 좋다’, ‘붙임성 좋다’라고 말하는 요소를 꽤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친구가 제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 자기는 굳이 친절하자, 굳이 다정하자, 라고 생각한다고. 그 말이 제게는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렇구나. 정말 그렇겠다. 굳이 친절해야겠다.



https://youtu.be/kU8CIwFT1ZA



 넷플릭스의 ‘백스피릿’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백종원 대표님이 배우 한지민 님과 나눴던 대화를 유튜브 클립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한지민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군가 좋은 사람으로 봐줄 때마다, “나는 그정도까지 좋은 사람은 아닌데”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고. 그 말에 백종원 대표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기는 그걸 이용하려고 한다고. 사람들이 나를 좋게 봐준다면, 그걸 이용해 더 좋은 사람인 ‘척’을 하려고 했다고. 그걸 이용하면서 따라가려고 하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사람이 되어 있는 게 아니겠냐고.



되고 싶은 인간상이 있다면, 이미 그런 사람인 척하자


 저도 ‘척’ 이론을 믿는 편입니다. 그런 사람인 척 행동하다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정말 그렇게 살아가게 된다고 말입니다. 사춘기의 저는 무언가 다른 사람인 척, 생각이 깊은 척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 척이 습관이 되어 어느 정도는 그런 사람이 되어갔구요. 고등학교와 대학생 때는 열정부자인 척, 무엇이든 멋지게 해낼 수 있는 척, 다 계획이 있는 척 해왔습니다. 그런 척을 하다보니 이제 대부분의 타인이 저를 그런 사람으로 봐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되고 싶은 인간상이 있다면, 어느 정도는 이미 그런 사람인 척을 할 필요도 있다는 것입니다. 평소부터 해왔던 생각이지만, 올해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저는 ‘해야 하는 일’, ‘잘 하고 싶은 일’에 치이느라 함께하는 동료에게 상처를 주거나 결과물에 매몰되었던 적이 많습니다. 사람과 관계에 있어서도 노력하는 쪽이기보다는 도움을 구하고 받는 쪽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뒤늦게 그런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들을 때마다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전역 이후의 저는 ‘좋은 사람인 척’을 좀 더 하려고 합니다. 좋은 사람을 흉내내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걸 배웠으니까요. 센스 있고, 경우 바르고, 빠르고 정확한 사과를 하는 사람을 따라 하려고 합니다. 마음만으로는 아무 것도 전할 수 없습니다. 표현해야 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마음만 진심이라면, 좋은 사람을 흉내내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윈', ‘타다’ 등의 서비스를 런칭한 VCNC 박재욱 대표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매년 올해의 배움 10가지를 정리하여 올리시던 것에서 영감을 얻어, 2021년부터 2년째 진행하고 있는 연말정산입니다. 한 해 동안 배운 10가지를 선정해 정리하고 공유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배우는 게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