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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니 Apr 12. 2019

강남맘의 탈 강남기

강남맘의 탈강남기1


강남을 탈출했다. 그리고 5학년, 2학년 초등  아이들을 데리고 지방의  도시로 이사 .


전학 첫날, 학교 교문 앞에서 노점상 아저씨가 아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우리 아이들도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들에 정신이 팔린다.


  장터에 갔더니 싱싱한 야채와 과일들이 엄청 싸다. 비싸 하고 시들시들했던 강남의 대형마트이여, 이제 안녕~ 인심도 좋다. 이것저것 끼워 넣어 주시기까지. 바로 겨서 양념장에 버무려주는 닭강정도 싸고 맛있다. 

 

운 좋게 전학 첫날, 같은  친구 엄마를 만나 단톡 방에 초대받았다. 전학해서 친구들 이름이 낯설까 봐, 개인 톡으로 엄마들 카톡 닉네임 옆에 아이 이름을 저장한 리스트 화면을 저장해서 보내주신다.  분이 질문을 올리면 모두 하나라도  알려주시려고 톡방에 불이 난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익숙한 나에겐 너무  들어오시는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  따뜻함이란!


하교시간에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 앞에 갔더니 엄마들이 교문 안쪽 운동장까지 들어가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오늘 무슨 날인가? 서울 다니던 학교는 보안관님이 학부모라 하더라도 교문 안쪽으로 절대 못 들어오게 제를 했었다. 근처 초등학교에서 얼마 전 인질극이 벌어진 사건이 있은 후엔 더욱 통제가 철저해졌다. 그런데 여기는 보안관이 없다. 준비물을 안 가져가면 슬쩍 교실 앞까지 가져다  수도 있을  같아 왠지 안심이 된다.


아이들을 돌봐줄 시터 구하려고 인터넷 사이트에 구인 글을 올려두었다. 서울에선 주로 업체들이 전화해서 급여부터 물어보며 얼마 하로는 구할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여기서는 면접 끝날 때까지 급여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으셨다.  얘기를 대놓고 하는  부끄럽게 여기는  정서가 남아있는  같다.


이사 온 , 앞집에 쿠키를 사들고 인사를 렸다. 경계 섞인 부터 였던 서울과 달리 당연히 인사를 받고 아이들 나이도 물어보신다. 개인정보에 대해 고민 필요 없는 이런 정겨운 분위기라니.


학교에 돌아온 아이들에게 슬쩍 물어보니 서울보다 친구들이 착한  같다고 한다. ? 냐고 물어보니 그냥 느낌이 그렇다나. 딸은 벌써 친구한테 그림 선물도 받아왔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느릿느릿 여유로운 지방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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