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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타이, 오감이 즐거운 길거리 음식들

방콕 야시장에서 찾은 태국의 맛과 향

by RNJ


태국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 팟타이




태국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저는 방콕이나 파타야 같은 유명 휴양지들과 온몸이 나른해지는 전신 마사지, 그리고 다채로운 길거리 음식들이 생각납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태국은 이른 아침부터 길에서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많습니다.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아침밥을 든든하게 먹을 수 있죠. 태국에서 늦은 밤에 배가 출출하거나 안주가 필요하다면 야시장에 가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태국의 향이 물씬 느껴지는 매력적인 음식들과 맥주 한잔이면 세상에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죠. 그중에 제일은 아마 팟타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팟타이는 쌀국수에 야채와 향신료, 계란, 숙주 등 다양한 재료들을 곁들여 볶아먹는 볶음국수 요리입니다. 땅콩가루와 피시소스, 매콤한 향신료가 어우러지는 이 음식은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딜 가나 팟타이를 맛볼 수 있고 인기 있는 팟타이 노점 앞에는 팟타이를 즐기는 현지인들과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코를 박고 팟타이를 먹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더군요. 문화적 차이에 대한 거부감을 낮출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음식이라고 하더니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 같습니다.


주문과 즉시 만들어지는 따뜻한 팟타이

우리나라의 길거리 음식은 사전에 조리된 음식을 우리가 골라먹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떡볶이, 뜨끈한 국물에 몸을 지지고 있는 어묵이 우리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들이죠. 사장님이 정해놓은 맛을 제공하기에 우리는 취향에 맞는 요구를 하기보단 각자의 입맛에 맞는 노점을 찾아가기 마련입니다. 반면에 태국의 노점들은 대부분 즉석에서 조리하며, 개인의 취향에 맞춘 요리를 하는 편입니다. 태국 노점에선 즉석에서 나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요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반면에 오래 조리된 우리나라 음식에 비하면 맛이 가볍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이런 점은 바로 다양한 향신료를 통해 보완이 됩니다. 땅콩가루, 고춧가루, 후추, 피시소스부터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향신료가 어우러지는 복합미를 맛볼 수 있죠.


길거리 음식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사로잡는 맛과 비주얼이 아닐까요?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시작되기에 방금 만든 따듯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들에겐 야시장은 그야말로 천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저것 조금씩 맛보다 보면 어느새 배가 든든하게 채워지곤 하죠. 여행이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바로 이런 순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함께 웃고 떠들며 맛있는 음식에 맥주 한잔 하는 것. 일상에서 쌓였던 고된 피로가 싹 씻겨나가는 기분이 들죠.


가장 맛있게 지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 시장


저는 여행을 할 때 꼭 빼놓지 않고 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새벽시장과 야시장입니다. 새벽시장에서 큰 소리로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새벽시장과 늦은 저녁 배가 출출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온기 가득한 야시장은 여행을 할 때 빠질 수 없는 필수 코스입니다. 지역 시장은 그 지역 문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새로운 음식문화가 태어나고 다른 지역의 음식 문화가 섞여 들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시장은 관광객들이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음식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되기도 하죠. 여행이라는 음식을 더욱 감칠 나게 만들어주는 만능 소스가 바로 길거리 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지역 시장에 가면 지역문화의 숨소리와 심장박동이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그리고 이에 맞춰서 저의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곤 하죠.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난 순간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요새 시국에 여행을 즐기는 방법은 바로 지난 여행사진을 꺼내보는 것인 거 같습니다. 지금은 우리는 여행을 할 수도 없고 길거리 음식을 맛보러 다니기도 조심스러운 세상에 살고 있죠. 많은 이들에겐 한 겨울 같았던 한 해가 지났습니다. 길거리에 활기와 음식 냄새가 넘쳐흐르던 소중했던 시간들이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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