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질문했다.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는 않니? 답답하지 않아?"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인걸.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니?"
"모르겠어. 나는 자유로워, 그런데 불안해"
"나도 바람에 흩날리는 작은 홀씨였어. 자유롭게 날아다니다 지금 여기에 자리를 잡은 거야. 나도 여기에 뿌리내리게 될 줄 몰랐어. 이렇게 큰 나무로 성장할 줄 도 몰랐고."
"지금은 어때? 행복해?"
"가끔 자유롭던 시간이 생각나. 그래도 지금이 좋아. 행복해. 가을이 되면 바람에 수많은 홀씨를 날려 보내. 그때는 나의 일부가 자유로워지는 기분이야. 너도 누군가 날려 보낸 홀씨가 아닐까?"
"나는 잘 모르겠어.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않아."
"네가 언제 뿌리를 내리게 될지 몰라. 자유로운 지금은 자유롭게 살아봐. 지금 뿌리내릴 걱정을 하다 보면 넌 자유롭게 날 수 없어. 정작 뿌리를 내려야 할 때 날고 싶게 된다고. 우리는 언젠가는 뿌리를 내려.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너한테 답답하냐고 물어봤어. 내가 날고 있긴 한 걸까?"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소리에 나무의 대답이 묻힌 것인지 아무런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나무의 결을 따라 나무를 감싸 안는다. 바람은 나무를 타고 올라 하늘로 솟구친다. 나뭇잎이 흩날린다. 홀씨가 날린다. 바람을 타고 하늘 멀리, 먼 세상을 향해 흩어져간다.
바람이 나의 몸을 감싸 안는다. 나의 걱정과 마음의 짐을 감싸 안고 멀리 날아간다. 그제야 가벼워진 몸이 하늘로 떠오른다. 그제야 나는 홀씨가 되어 멀리 날아간다.
오늘따라 하늘이 참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