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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May 14. 2021

ep 16. 간헐적 재택근무 즐기기

코로나가 좀처럼 팍 사그라지지 않는다.

백신접종자들의 숫자는 하루하루 늘어가고 있지만,

확진자 수 역시 코로나가 처음 발병할 시기에 100명 언저리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만큼 줄지 않고 여전히 500명 안팎을 왔다 갔다 한다.

매일이 그냥 우리는 살얼음판인 곳을 살고 있는 기분이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재택근무를 간헐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는 주 1,2회 정도 회사를 나간다.

작가들이 돌아가면서 사무실 내 인구밀도를 적절히 맞추기 위해 시작됐다.

나머지 재택을 하는 날은 오전에 카카오 워크를 이용해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업무 진행은 거의 전화와 카톡으로 이루어진다.

화상회의에도 민낯으로 홈웨어를 입고 할 수 없으니,

어느 정도는 회사 출근할 때와 비슷한 외형을 갖추고 일을 한다.


사실, 비정기적인 구성물 원고 아르바이트나, 서브작가로서 취재 보조를 할 때,

이외에는 나의 방송작가 생활에선 재택을 경험한 일이 그리 많지 않다.

거의 어릴 때부터 주로 데일리 생방송을 했고, 메인이 돼서도

데일리 경제방송, 그리고 방송작가 경력 중에 10년 이상이 보도국 생활이다 보니,  

방송 작가로서 재택근무가 익숙지 않았는데,

이제 그 생활도 6개월이 넘어가자, 어느덧 안정된 상태가 된듯하다.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다.


재택을 하면 일단 업무 환경이 편해서 그런지,

집중은 나름 잘된다. 사실,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적고,

활동 반경이 자유롭다 보니, 나의 뇌 수혈 에너지인  

커피와 간식을 자주 편하게 집히는 대로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간헐적 재택으로 체력도 많이 올라온 듯하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업무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나름 준다는 것이다.

신문과 뉴스를 읽을 때, 가독성이 증가하고,

일명 내가 생각하는 아이템을 발굴하는데.

더욱 집중이 잘됐다. 무언가를 취재하거나, 찾을 때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아이템 발제 성공률도 나쁘지 않다.


재택의 집중력은 본인이 하기 나름이기도 하고,

스스로 근태관리를 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지만,

자기 주도 회사 능력과 아이템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더 효율적일 때도 많다고 느껴진다.


반면 소소한 단점도 있다.

무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조직 안의 공기에 인해

박차를 가해지는 일의 속도감 차이.

집안에서 자주 마주치는 가족과의 대화로 인한 갈등.

특히나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 초등학생 나의 아들의 폭풍 질문 공세가 시작되면,

집중력은 한없이 분산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내 안의 주부 모드가 활성화되고 보여지는 집안 일감이 왔다 갔다 하면

가끔 일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인지 모르겠지만

버라이어티 하지 않은 방송업무가 가끔 무료감을 주기로 하고,,,


그래도...

몇 년 만에 주어진 나의 간헐적 재택 작가 생활은

장점 쪽에 더 기울어지고 있다.

그동안 지쳤던 체력과 건강관리도 신경 쓰고,

출퇴근에 허비되던 시간들도 모아서 틈틈이 독서를 할 수 있는...

진정한 내가 꿈꾸던 작가 생활을 요샌 하는 것 같아.

오랜만에 마음이 편하다. 레알.. 진심으로...


확진자 숫자가 어느덧 두 자리를 향해 가길 바라면서,

나에게 지금 주어진 간헐적 재택의 즐거움을 당분간

즐기기로 한다.

더 많이 기웃댈 수 있는 기회에

좀 더 내공을 쌓아보기로...

언제 이 즐거움이 끝날지 모를 일이니...


<오늘의 속삭임>


어쩌면  모든 소설은 결국 실패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것이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 주진 못하더라도

그리고 구원의 길을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불행이 단지 부당하고 외롭기만 한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그래서 자신의 불행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 아닐까요?

나는 언제나 나의 소설이 누군가에게 그런 의미가 되길 바랍니다.


                                - - "나의 삼촌 부루 스리 "  - 천명관 작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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