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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Jul 05. 2021

ep19. 서울에서  '왕서방' 찾기.

회사일을 하다 보면, 

무한대의 영역에서 우리가 꼭 필요한 걸 찾아야 할 때가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팩트체크 코너 작가로서 아이템을 발굴하는 일이 

나에겐 현재 그렇다. 

아이템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경험해 온 바로는 생각보다 통계의 영역이 많았다.


2021년 현재 5차 재난지원금이 열띤 논의 중이지만, 

벌써 작년이 돼버린 2020년 9월로 돌아가 본다.

작년 9월은 2차 재난지원금이 논의되고 있는 때이다.

논의 사항 중에 하나가 통신비 지원이었다.

처음 논의 내용은 '13세 이상 전 국민에게 1인당 통신비를 2만 원씩 지원해 준다는 것'이었다.


사실, 안주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1가구에 현금으로 10만 원을 지원해 주는 것보다는 체감이 낮은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통신비는 어느새 우리 주변에 무제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으로 정액제가

우후죽순 생겨난 지 오래고, 나만해도 지난달 가족 결합으로 몇만 원 이상 드라마틱하게

줄었다. 몇십 년 장기고객 할인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신비 '2만 원' 카드를 정부가 굳이 왜 꺼냈을까? 의문이 들었다.

정액제와 와이파이 사용의 자유로운 접근성.

나만해도 5G를 사용하면서, 처음에 늘었던 통신요금이 어느새 줄어 있었다.

그래서 난 "통신비가 진짜 줄었을까?"라는 의문을 팀에게 던졌고, 

우리는 찾아보기로 했다.


의문이 제기된 날 당일 오전에 통계청에 재빠르게 전화를 했고, 

그간 숱하게 통계청 사무관들과 통화를 한 이력 때문인지

코로나로 통계청 부서마다 재택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많았지만,

생각보다 쉽사리 답을 얻었다. 

그리고 보였다.


우리나라 가계지수 동향을 살펴보면, 

분기별로 통신요금을 알 수 있다.

1인당은 나와있지 않지만, 2인 가구 이상은 2019년 1분기부터 나와있어

2020년 현재 2분기까지 나온 상황을 잘 비교할 수 있었다.

아주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예상대로 2019년보다 2020년은 통신비가 오히려 가구당 2000원 정도 줄었고,

2020년도 통신비 역시 가구당 1분기보다 2분기는 고작 500원 정도 늘었다.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통신비 부담은 국민들에게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 셈이다. 통계가 객관적으로  증명했다. 


사실, 이런 걸 하나 발견하면, 난 좀 신이 난다.

특히 내가 예상했던 예측이 맞아떨어지면 더더욱 말이다.

게다가 스마트한 우리 팀 기자가 디테일한 통계 하나 버젓이 추가해주면,

우린, 주장에 대한 적정한 근거 자료를 충분히 제시하는 형태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이런 작업을 난 스스로 서울에서 '왕서방' 찾기라 부르고 칭한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라고 그래서 인터넷 정보와 각 기관을 충실히 뒤지다

이런 '왕서방'을 만나게 되면, 언제나 뿌듯하고 좋다. 질리지 않게 좋다. 


우리 아이템 때문이라고는 딱 말할 수 없지만,

결국 2차 재난지원금의 통신비 지원은

"연령을 구분지어서, 17-34세까지, 50세 이상에 2만 원이 한차례 지급됐다."

굳이 모든 걸 여기 쏟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골고루 분배하는 것이 

재난 지원금을 주는 정부도 받는 국민도 기분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곧 이런 '왕서방'을 만나길 기대하면서,

난 오늘도 서울을  둘러본다



< 오늘의 속삭임>


기획은 문제가 되는 비루한 현실과 열망하는 기대 사이의 

간격을  줄여주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고안해 낸 생각 방식입니다.

문제에 휘둘리지 않고, 계획에 따라 차지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이죠.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황효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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