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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Oct 17. 2021

ep23. 소박하지만, 따뜻했던 공간  

가을이 물씬 접어든 지난 주말 가족 여행으로 나태주 시인의 '풀꽃 문학관'을 갔다 왔습니다.

이번 여행으로 공주, 부여를 택한 이유 중 하나는  '풀꽃 문학관'을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길게 길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긴 글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나태주 시인의 시를 처음 접한 순간, 

그 이후로 나태주 시인의 책을 사 모으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나태주 시인을 알기 전, 

이 시만 읽어선 젊은 작가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릇파릇 연애감정, 소년, 소녀 감정이 시를 통해 오롯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작가님이 젊은 나이였다면, 저에게 감흥이 덜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나이와 무관하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에 이런 시들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풀꽃'이란 대표적인 시뿐만이 아니라,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을 둔 엄마로서

읽고, 감동받은 시들도 많았습니다.

'부모 마음' , '중학생을 위하여', '다시 중학생에게'가 그렇습니다.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님들께 이 시들은 적극 추천합니다.


대체 연휴가 낀 조금 늦은 아침에 집을 나서서 인지,

제가 있는 곳에서 이번 여행의 첫 번째 도착지인 '풀꽃 문학관'까지

근 4시간 이상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풀꽃 문학관'은 작고 아담한 규모의 공간이었습니다.

사실은 새로 나온 작가님의 신간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를 들고 

사인을 받을 마음으로 갔었는데, 

문학관 한쪽 좁은 공간에서 책들을 손수 포장하시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

선뜻 말 걸기가 힘들었습니다. 

(차를 타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면서 많은 후회를 했지만...)

그냥 작가님의 실물을 본 걸로 선물 받은 거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코너에서 만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약했습니다. 

아직 '시'에 대한 감흥이 적은 초등학교 6학년 우리 아들은 

작은 문학관에 대해 다소 실망한 표정도 읽혔습니다.

매번 아이와 체험과 여행을 한 곳은 규모가 큰 박물관, 역사관, 체험관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전 작은 규모여도 그냥 그 소박한 시인 정신이라고 할까? 

그 소박한 문학관 공간이 정이 갔습니다. 

곳곳에 적혀있는 울림 있는 시들이 따뜻했습니다. 

제가 나태주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함' 때문이라서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통상 '문학관'이라고 해서 이제는 어느 시인 어느 작가 못지않은 인기를 갖고 계시니,

나태주 시인의 책과 관련된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어느 하나 없어 제 스스로는 다소 실망하면서도  

속으로는 '역시'라는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풀꽃 문학관'을 둘러보면 10분 정도에도 다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따뜻한 시' 들과 함께 상업적이지 않은 느낌이 물씬 들어 소박함 속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따뜻한 온기를 담아 

여러분과도 최근 읽은 나태주 시인의 책 중에 

제목만 봐도 확 끌리지만, 삶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따뜻한 구절을 공유할까 합니다.


날씨가 다소 쌀쌀해지는 가을이기에, 

'따뜻한 시'와 '따뜻한 글'이 더 생각나고 좋아집니다.

 

끌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너지더라도 시간이 흐른 뒤, 그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들,

진정으로 명예를 얻은 사람들은 대개가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있는 눈물겨운 마이너의 경험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어 준 것입니다.

마이너의 경험, 무명 시절의 단련은 그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마이너 시절에, 무명 시절에, 혹은 실패의 한복판에서 그는 보다 더 단단해지고

보다 더 철저해집니다.

어찌 마이너 없이 메이저가 있다고 하겠습니까?

그건 애당초 없는 것입니다.

하나의 환상입니다.

실패도 학습이고, 마이너나 무명도 교훈을 줍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그래서, 그가 메이저가 되었을 때 보다 오래 그 자리에 있도록 도와줍니다.


                              -    나태주   '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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