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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Apr 03. 2022

ep39. 낙관적 성격의 중요성


코로나는 어느덧 펜데믹에서 엔데 믹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니 이미 많은 언론에선 코로나를 엔데 믹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엔데 믹 말 그대로 '풍토병'이 돼버린다는 겁니다.

엄청나게 무섭고 공포스러웠던 바이러스가 

그냥 철마다 겪어야 하는 독감이 돼버렸다는 거죠. 

그래서인지 요리조리 잘도 피했던 우리 가족도 

이번엔 코로나에 당첨돼버렸습니다.

아이러니한 건 가족이 한꺼번에 걸리면 그래도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건만,

이 바이러스 녀석은 3일 간격으로 한 명씩 뜸 들이며 

당첨을 시키는 재주가 있더군요.

그 덕분에 거의 일주일 격리가 10일을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심신이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의 코로나 첫 당첨자는 우리 아들 녀석인데,

유일한 백신 미접종 자라 은근 걱정이 많았는데,

녀석은 다행히 약 몇 번 먹으니, 증세가 많이 사라져,

걱정을 한시름 덜었습니다.

코로나가 무서울 법도 할 텐데,

참 낙관적으로 이 바이러스를 받아들여 한편으론 기특하기도 했고요...

우리 아들의 성격을 다시 한번 재조명하게 된 계기도 되었습니다. 


최근 중학교에 들어간 아들을 보면서, 문득 생각이 많아집니다.

저 또한 이제 초등 학부모가 아닌 중등 학부모가 되니

이게 무슨 차이일까 싶었지만, 경험해보니 차이가 나긴 합니다.  

많이 달라진 아들의 학교생활과 학습량을 보면서

부모로서 어쩔 땐 당사자인 아들보다 더 초조해하고

근심 걱정이 많아 보이는 저를 발견합니다.

당연히 아빠보다는 엄마인 제가 더 그런 것 같긴 합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니, 

어떤 목표의 고등학교를 생각하느냐에 따라 

봉사활동도 챙겨야 하고, 

수행평가도 챙겨야 하고,

학교 활동도 챙겨야 하고,

상장도 챙겨야 하고,

많은 것들이 엄마의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라는 것을 하기 때문에

일절 내신 성적은 반영되지 않지만, 

여러 가지 활동들은 중학교 생활 총 3년 동안의 누적된 활동이

포함되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긴 합니다. 

우리 아들은 나름 스스로 자신의 목표가 확실하긴 합니다.

그런데, 그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은근 담담하게 받아들여 저를 놀라게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럴 때 보면, 담대함을 떠나, 

요샌 제가 아들보다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참 많습니다. 

 


낙관적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제가 짬날 때 보는 유튜브 영상 중에 종종 찾아보는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님 강연이 생각납니다. 

김경일 교수님은 인지심리학자신데,

강연을 많이 하시죠.

TV를 비롯해 많은 유튜브 영상들을 찍으셔서 

여러분들도 얼굴을 보시면 고개를 끄덕이며 익히 알아채실 겁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지만,

작가로서도 이런 전문가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특유의 밝은 분위기와 진실된 에너지가 있고, 

무엇보다 내용들 또한 거부감 없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인지심리학이라는 학문이 거창해 보여도, 세상 살아가면서 듣다 보면,

특히나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강의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강의는 좀 몇 년 된 강의 내용이긴 한데,

낙천적과 낙관적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강의였습니다.

강의의 큰 테마는 성격과 리더의 조건이었던 것 같고요.

낙천적과 낙관적이 비슷한 어휘라 개념이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낙천적은 성격 자체가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는 것을 뜻하는 것이고,

낙관적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라며 좋게 생각하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강의의 주제는 그렇다면 낙천적인 게 좋을까? 낙관적인 게 좋을까? 그런 내용이었는데,

과연 정답은 무엇일까요? 답부터 말하면 김 빠질 수도 있지만, 

뜸 들이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니 정답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건강상 수명으로도 오래 살고, 더 훌륭한 리더가 많이 나오는 성격은 낙관적인 성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답은 예측이 가능했을 수도 있는데,

이 강연을 보면서 흥미로웠던 것이 있었습니다.

낙천적에 대한 통계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낙천적인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낙천적인 것도 낙관에 비해서 조금 순위가 밀렸을 뿐이지,

좋은 성격 중에 하나라고 생각되는 데 말이죠.

실제로 우리 뇌에 '아난다 마이드'라고 사람의 낙천성을 결정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사람이 별로 없는 축에 속한다는 게 씁쓸하더라고요.

우리나라와 한중일 동아시아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낙천성이 제일 떨어지고,

북유럽이 중간 정도 되고, 제일 낙천성이 높은 사람들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라고

그 강연에선 알려주었습니다. 

낙천성이 낮으니 행복에 유리하기보다 불리한 편에 속하는 거죠.

그냥 단순히 신경전달물질 문제만은 아닐 것 같은데...

무언가 환경적인 요소가 있을 법하겠지만, 강연에선 결과만 일단 얘기해주셨죠. 


근데 왜 그 결과만 알려줬는지는 또 다른 결과가 말해줬습니다.

그중에 희소식인 건 낙관성이 낙천성을  추월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그에 덧붙여 말한 것이 낙관적인 것이 성격의 문제라기보다, 관점의 문제일 수 있으니,

나름 훌륭한 성격인 낙관성을 갖기 위해 관점을 달리하라는 팁을 알려주셨죠.

관점이 다양한 걸  인정하는 사람이 낙관적인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관점의 차이가 지금의 저와 제 아들의 차이인 것처럼 느껴지면서 말이죠. 


사실 이 이 강연의 서두는 

20살이 넘으면 바뀌지 않는 것을 설명하면서 시작합니다.

사람에게서 20살이 넘으면 바뀌지 않는 것 2개.

그게 바로 아이큐랑 성격이라고 하네요.

이 두 가지는 20대 이후의 삶에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버린다고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낙관적 성격을 20살이 될 때까지 굳건히 심어주는 것이

부모로서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10대 아들의 낙관성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부모도 갖고 있는 낙관성이라도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런 차원에서 요새 아들이 담담하게 갖고 있는 낙관성을 

오히려 제가 훼손하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로 인해 심신이 일시적으로 피폐해지기도 했지만,

아들의 낙관적인 성격을 엿보는 기회가 되어서

한편으로 므흣한 마음도 있었던 이 시간이 

훗날 우리 가족의 뜻깊은 추억이 되길 바라보며,

저는 요새 엄마로서 아들과 함께 매일을 성장하는 중입니다


<오늘의 속삭임>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진정으로 살아 있다고 실감하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활동적일 수 있는 

자기 나름의 힘과 멀어지지 말아야 한다


     -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 에리히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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