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뉴작 May 15. 2022

ep43. 지방선거, 그 불편함을 넘어...

지난 12,13일에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후보등록이 끝났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천3백24개 선거구에 7천6백16명이 후보 등록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7곳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15명의 등록이 마감되면서

전국 방방곡곡 각 후보자들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습니다.


방송국에 팩트체크팀들 역시 선거판에 초집중되어 있는 상태일 겁니다.

저희 팀 역시 5월에 들어서자마자,

다른 곳은 보지 않고, 오로지 선거에 포커싱이 되어있으니까요.

아이템의 중심이 일단 보궐선거 혹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말과 공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아마 담주부턴 후보자들의 선거사무소가 하나둘씩 개소식을 하면서

활발한 선거운동이 시작될 듯합니다.

아침부터 TV와 라디오를 비롯해 후보자들의 워딩은 쏟아질 듯하고요.

  


후보자들만큼이나 선거시즌이 되면 팩트체크 팀의 눈과 머리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시즌입니다.

물론 아무래도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에 더 밀착 분석을 요하고,

인지도 있는 인물이 있는 지역 후보자들을 눈여겨보는 것이

현실이긴 합니다.

게다가 이번엔 보궐 선거에 관심을 안 쏟을 수가 없을 테고요.

선거철은 저희 팀에게 심심하지 않게끔 하는 환경을 선물하기도 하지만,

때론 후보자들의 허언, 더 나아가 망언, 그리고 후보자들이 전략적으로

내놓은 포퓰리즘 공약 같은 걸 찾는데 개인기를 발휘해야만 합니다.

한편으론, 이것 역시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만한 이로운 일이라

생각되기도 하지만, 종종 불편한 마음과 불편한 관점이 동반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선거를 불과 치른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펼쳐지는 지방선거이어서인지

국민의 관심도가 그렇게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 같지 않게 느껴지면서도

각자 자신들이 사는 동네  건물에 붙어있는 여러 명의 현수막들과

후보자들의 출근길, 퇴근길 선거운동으로 개인들이 느끼는

선거의 체감은 높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와는 다르게

광역단체장(시·도지사), 교육감 , 기초단체장(자치구·시·군의장) , 지역구 광역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 비례대표 기초의원을 선출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많다고 하면 많은 이 사람들에 대해 내가 어떻게 평가하고 선택을 해야 할지

혼돈 속에 빠져있는 분도 많으실 겁니다.

쉽게 얘기하면, 난 몇 명에게 투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시작하는 게 맞겠죠?

지방선거 예습과 복습 차원에서 제가 감히 여러분들께

기본만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일단, 선거권이 있고, 특별 자치 지역(세종∙제주) 외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7장의 투표용지를 받습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진행되는 지역에서는 재, 보궐 선거용 투표용지까지

총 8장의 투표용지를 받습니다.

참고로 세종특별자치시 투표용지는 4장, 제주특별자치도 투표용지는 5장입니다.

사전투표 날에는 7장의 투표용지를 한 번에 받아

한 투표함에 투입하고,

관내 선거인은 투표용지에 기표 후 투표함에 바로 투입하고

관외 선거인은 투표용지에 기표 후 회송용 봉투에 투표지를 모두 넣어 봉함한 후 투표함에 투입합니다.

선거 당일에는 1차로 투표용지 3장(교육감, 시·도지사, 구청장·시장·군수)을 받아

기표한 뒤 투표함에 투입하고

2차로 투표용지 4장(지역구 시·도의원, 지역구·시·군의원, 비례대표 시·도의원, 비례대표 구·시·군의원)을 받아 기표 후 투표함에 투입합니다.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에는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정당명과 기호가 없으니까 기억하시고요.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 후보자는 중선거구제 채택으로

정당에서 여러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기 때문에 '가'와 '나'로 표시됩니다.

예를 들어 기호 1번의 정당 추천 후보자가 2명일 경우 '1-가, 1-나'로 표시될 수 있는데,

이럴 경우에도 유권자는 반드시 한 명의 후보자에게 투표해야 합니다.

유권자가 두 명 이상의 후보자에게 투표하면 무효 처리된다는 점 명심하시면 됩니다.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대략 50~60% 수준입니다.

대선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다소 낮은 편이죠.

후보자들은 전략공천 지역이 아닌 이상,

거의 이웃사촌이라 말할 수 있는 일명 토박이라 불리는

지역 출신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관심도가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많은 후보자 숫자 때문인지 그들의 공약을 일일이 살피기도

후보자가 과연 우리 지역을 위해 어떤 미래비전을 갖고 있는지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아볼 방법이 불편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지방선거 당선자들은 재출마를 많이 하기도 하고

얼굴이 익숙한 사람에게 표를 던지는 심리가 작용하는지

재선을 차지하는 확률도 높아 보입니다.

그 인물이 그 인물 같은 느낌이 많이 들기 때문이죠.

솔직히 관심이 전혀 없지 않은 저 조차도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일일이 분석해서 내가 최종 선택을 했었는지,

반추해 보게 되긴 합니다.

 


그런 다소 복잡하면서도 편하지 않은 선거가 또 다가옵니다.

여기서 또 우리가 투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굳이 돈으로 따지고 싶진 않지만,

저 역시 투표가 귀찮게 느껴질 때, 스쳐 지나갔던 팩트이기에

상기시킬 수밖에 없네요.

작년 대선 투표 한 장의 가치는 6787만 원입니다.

지난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 투표 한 장의 가치는 4660만 원입니다.

이 수치는 임기 동안의 추정 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눈 수치입니다.

각자의 한 표가 이 정도의 가치가 있다는 뜻입니다.

가치로 따졌을 때 지방선거 역시 마찬가지겠죠.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나라들은 투표율이 90% 이상 됩니다.

이유가 의무 투표제 때문인데, 정당한 이유 없이 투표에 참가하지 않으면,

벌금을 매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무 투표제는 비단 오스트레일리아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벨기에, 브라질, 싱가포르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뭐 그렇게 까지라는 소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세계 곳곳의 나라들이 나름 투표를 강제하는 방법들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문맹률이 높은 이집트 같은 나라는 투표용지에 후보자 이름뿐 아니라

사진을 넣어 소중한 한 표가 사라지지 않게끔 하고,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투표를 이틀에 걸쳐하기도 합니다.

나라마다 선거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애를 씁니다.


지방 선거는 다소 우리에게 불편할 수 있습니다.

선거 시즌이 아이템 시즌이라 말할 수 있는

우리 같은 팩트체크 제작진에게도 다소 넓고 많은 후보자들을

관찰하고 집중해야 하는 시즌이라 편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 동네, 나아가 우리 지역의 일꾼이나 대표를 뽑는 일에

약간의 불편함을 극복해야 우린 좀 더 편안한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치가, 선거가, 투표가 그냥 귀찮고, 그냥 싫다는 생각이

우릴 더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오늘의 속삭임>


나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절대 지치지 않는 그녀의 에너지가 부러웠다.

그래서 물었다.

대체 당신을 지탱하는 힘은 무엇이냐고?

그녀가 말했다.

인생은 원래 문제 해결의 연속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그나마 괜찮은 문제를 고르려고 노력할 따름이고요..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   


작가의 이전글 ep42. 둔필승총 (鈍筆勝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