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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Aug 15. 2022

ep49. '딴짓' 찾아 삼만리

우리 뇌에는 '흑질'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흑질'이라는 기관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고 하죠.

'흑질'에서는 새로운 정보나 자극이 입력되는 순간 도파민을 분비시킵니다.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면,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를 느끼게 되는 거고요.

루틴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강한 성취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바로 '딴짓'입니다.

'딴짓'하니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실까 염려됩니다만,

제가 말하는 '딴짓'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이 별로 없는 행동을 이야기합니다.

쉽게 말해 돈 받고 일하는 나의 일과는 별개의 행동이라는 것이죠.


최근 제 주변에 스타트업 혹은 창업을 하는 지인들이 많이 생겨납니다.

다 현업에 있다가 자신만의 '딴짓'을 하다가 결국 창업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월급 받는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남의 책을 대신 써주고, 글쓰기 강의라는  딴짓을 병행하다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데, 막상 글을 쓰는 것에 주저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시장을 알게되고, 자신만의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의 수요를 생각해

자가 책 출판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 선배가 있는가 하면,

노인들에게 봉사하는 활동을 통해 삶의 다른 의미를 찾고, 

전공도 아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뒤 노인 유치원 개념인 데이케어센터를 오픈하기도 하고,

그냥 취미로 레고를 좋아해 엄청난 레고 고수인 사람은 레고 방을 창업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요새 잘 나간다는 유튜버들 또한 나름 다 일상의 '딴짓'을 통해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많죠.

저도 종종 보는 먹방 유튜버 '입 짧은 햇님' 역시 과거 직업은 사진관에서 일했었고,

평상시 많이 먹는 걸 즐기다 친구의 권유로 지금은 잘 나가는 먹방 유튜버가 됐고,

이밖에도 전자 기계 덕후에서 전자 기계 설명해주는 유튜버가 된 사람.

게임 덕후에서 게임 설명해주는 유튜버가 된 사람.

옷, 쇼핑 덕후에서 옷 코디해주는 유튜버 , 쇼핑 하울 유튜버가 된 사람 등 

최근 인기 유튜버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직업에서 파생했다기보다, 

모두가 자신이 좋아하는 '딴짓'을 꾸준히 해나가며 비즈니스 기회를 찾은 사람들입니다.

물론 변화된 미디어 환경이 그들을 운명적으로 인도했겠지만요.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면, 

회사일은 그것이 창의적인 일이어도 기계적으로 하는 사람이 불현듯 되어있습니다.

물론, 일정 부분 적성에 맞기 때문에 중년까지 끌고 있다고 생각은 됩니다만,

가끔 루틴한 일상 속에서 문득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때도 있을 겁니다.

지금의 우리들에게 일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보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요.


요새 MZ 세대들은 N잡 시대, 부캐 시대 하며 

본인의 주 직업 이외에 다른 것들로 자아를 성취한다고 하지만,

그보다 조금 위인 우리 세대는 내일에 한우물 파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현실이었습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겠죠? ^^:)

온 힘을 다 쏟아 내 일에 노련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야 내가 원하는 자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신념이 깔려있다고 할까?

그러니, 힘들게 차지한 내 영역의 일을 쉽게 바꾸는 용기도 쉽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딴짓'을 잘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물론 계획적인 '딴짓'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면 맹목적인 '딴짓'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생은 계획적인 것이 계획적이지 않게 될 수도 있고,

맹목적인 것이 계획적이 될 수도 있으니까,

어떤 '딴짓'이 우리의 인생을 즐겁게 해 줄지는 정답을 내릴 순 없습니다.

다만, '딴짓'으로 우리 삶에 활력을 찾고,

일에 더욱 시너지가 생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딴짓'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딴짓'의 순기능을 나름 정리해보자면,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찾고, 나만의 개성이 되고,

나아가 장점이 되는 '딴짓'을 꾸준히 계속할 수 있는 거겠죠.


그러고 보니, 저는 어떤 '딴짓'을 하고 있는지 문득 정리해보게 되네요.

아직은 비밀로 하겠습니다만, 

언젠가 제 '딴짓'도 빛을 발 할 날이 오길 나름 학수고대해보며...

여러분들 중에도 '딴짓'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열심히 즐기면서 맹목적으로 열심히 '딴짓'하시길 응원합니다.

만약, '딴짓'을 찾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나의 일과와 일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딴짓'을 

열심히 탐색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봉사도 좋고, 색다른 취미도 좋고, 새로운 배움도 좋고,

'딴짓'이 여러분의 삶과 일에 많은 활력과 시너지가 되시길...

우리 모두 가끔은 호모 딴짓 엔스가 되어봅시다. 



< 오늘의 속삭임>


제가 생물학만 내내 공부했다면,

저는 지극히 평범한 곤충학자, 

어쩌면 신기한 작은 곤충을 연구하는 사람으로만

살아갔을지 모릅니다.

제가 오지랖이 넓게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게 해 준 공은 

아무리 생각해도 '딴짓' 밖에 없어요.



                       '최재천의 공부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 최재천, 안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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