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포맷이 뉴미디어화 되면서 작가들이 하고 있는 일들 중
새롭게 접하고, 새롭게 시도하고, 새롭게 고민하고 있는 작업이 있다.
바로 '썸네일'이다.
만들어진 뉴미디어 영상의 화룡점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됐다.
과거 예고와 스팟처럼, 많은 구독자와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대문과도 같은...
물론, 문구와 썸네일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는 작업이고,
만드는 건 디자인팀에서 담당한다.
그렇다 보니, 디자인팀과 작가와의 의견 케미도 중요하다.
분명 썸네일만큼 그 안에 콘텐츠의 소구력도 중요함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그 소구력 있는 콘텐츠를 누르게끔, 팔리게끔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썸네일임은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썸네일'이란 녀석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각 방송국과 요즘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썸네일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최근 온라인 클래스에선 썸네일 강좌들도 많이 보이고,
내가 방송을 처음 접할 땐 이런 클래스들은 없었던 것 같은데,
요새 우후죽순으로 썸네일 노하우를 이곳저곳에서 대방출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노하우들의 요는 대략 이렇다.
누르고 싶은 호기심을 유발해라.
잘되고 있는 콘텐츠를 따라 해 봐라.
한 가지 궁금증만 담아라.
하나의 피사체를 담아라.
중요한 것은 더 크게 만들어라.
컬러는 3가지 이하로만 사용하라.
대략 썸네일 유형도 분류해놨다.
역동적 썸네일.
이질적인 것들의 조합.
스토리와 반전이 느껴지는 비포 애프터 유형 등등...
사실은 결국 구구절절한 모든 것들의 최종 결론은
조회수가 잘 나오는 썸네일이 좋은 썸네일이라는 것이다.
조회수 잘 나오는 채널의 썸네일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사실 1차적인 습득 내지 학습 방법이기도 한 것처럼...
과거 우리가 방송에서 새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외국의 비슷한 방송 프로그램들을 모니터 했던 것처럼 말이다.
현재 나도 역시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 취향을 떠나,
우리 코너와 비슷한 유형의 콘텐츠 중에
아님 따라 하고 싶은 콘텐츠 중에서
구독자 수가 높거나, 조회수가 많이 나온 콘텐츠들을
모니터 하고, 그들의 썸네일에 우리만의 색깔을 입혀보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하다 보니, 재미있는 부분도 생겼다.
재미를 찾아야 발전과 성장이 있는 법이니까...
썸네일이 우리 콘텐츠의 마지막 예술 작품처럼
잘 나오면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니까...
CG 디자이너들의 감각, 영상 편집팀의 영상 아이디어,
그리고 작가의 멋진 문구와 전체적인 느낌과 이미지 아이디어.
그런 것들의 콜라보가 잘 되면, 결과물이 흡족을 넘어 만족스럽다.
여전히 갈 길은 먼 것 같고,
유튜브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긴 하나,
요즘 썸네일들을 이렇게 모니터 하다 보면,
참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방송작가들 중에서 물론 방송에만 충실한 작가들도 여전히 많겠지만,
미디어의 세상이 뉴미디어 시장이 커가면서,
방송작가들도 뉴미디어 세계로 점점 더 많이 발을 담그고 있고,
나도 어찌어찌하여 뉴미디어 부서에 있게 되면서
그 환경에 어느새 적응되어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느낀다.
뉴미디어는 우리에게 무언가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가끔은 내가 요새 '방송작가'보다는
'방송 잡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잡가'라는 어감으로 혹시나 방송작가를 비하한다고 생각하는
오해는 진심으로 없길 바라며...
나 또한 미지의 썸네일 세계에서 당분간 재밌게 잘 놀아봐야겠다.
<오늘의 속삭임>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면 연어 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인가요?
그래.. 그렇고 말고...
연어 - 안도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