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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Jul 09. 2023

ep.69
나를 이기는 나, 우리를 이기는 우리.


가끔 인생의 벤다이어그램을 그려봐야 할 때가 찾아옵니다.

벤다이어그램

전체 집합과 그 부분 집합의 관계.

또 부분집합과 부분집합의 합집합 및 교집합.

그리고 부분집합의 전체 집합에 관한 여집합 등을 폐곡선으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정의는 이러한데, 제 나름의 정의에 따라 쉽게 얘기하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생각의 정리가 필요한 

나만의 마인드맵 같은 겁니다.  

좋아하면서 잘하는 것의 교집합이 이루어지는 부분에선

어쩌면 그 포인트에서 우린 스스로를 들여다볼 필요도 있고요.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인지심리학자 중 한 분인 

김경일 교수님이 신간을 내셨습니다.

좋아하는 교수님 중 한 분이니, 

제가 이 분의 책을 안 살 리가 없죠.

첵 제목은 ‘마음의 지혜”입니다.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에 대한 책입니다. 

책은 교수님의 목소리가 마치 들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간의 강연들의 내용을 모아놓은 다소 구어체적인 책이라

아주 쉽고 재미있게 읽힙니다.

여러분들도 순식간에 읽을 수 있을 만큼요.

나른하게 더운 날,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여기서도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본인의 경험적인 이야기를 비롯해

여러 셀럽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놨습니다만,

제가 관심 가고 눈길이 갔던 부분은 이거였던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 있겠죠.

누구나 원하고 바라고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대목입니다.

여기서도 교수님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린 행복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근데 여기서 아이러니하게  슬픔은 시작된다 이야기합니다.

전문가의 사전적 정의는 ‘그 일을 누구보다 잘하는 사람’

‘그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전문가를 보며 다른 정의를 내린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일을 훌륭하게

처리해 놓고, 즐거움을 못 느끼는 사람이라고 말이죠.

남보다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서 전문가가 된 사람일수록

빨리 불행해진다는 결론에 이르고,

게다가 프로의식까지 더해지면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없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입니다.

그러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생각보다 명쾌했습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둘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이상한 생각이라고 말이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왜 우린 선택하는데 고민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바보 같은 원점일 수 있겠지만,

다행히 해결책을 제시해주기도 했습니다.

행복을 위해 우리는 좋아하고 잘하는 일의 초보가 되어야 한다고요.

생각해 보니 그렇습니다.

커리어 초반에는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따라오는 알 수 없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김경일 교수님이 책 속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소위 거지같이 일해놓고도 

알 수 없는 자신감에 뿜뿜 하면서 

내 일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그때 그 기억.

지금 생각해 보면, 낯 부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이불킥을 하고 싶은 얘기지만,

생각해 보면 그 순간 그 감정은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줬습니다.

커리어 초반부에 느낄 수 있었던 행복감.

노련해지고 전문가가 되어갈수록

어느 정도 가끔은 우리에게 필요한 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

전문가들은 경쟁 상대를 이기기 위해

알게 모르게 또 다른 불행을 자초하기도 하니까요.



인간사회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대목이긴 하지만,

스스로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기사를 읽다가 발견한 

어느 기업 회장님의 머릿속 화두를 그려놓은 마인드 맵이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처럼 말이죠.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의 스타일을 써 놓은 기사였습니다.

기업의 철학을 얘기하고자 한 기사였는데, 

정의선 회장의 마인드 맵 한 구석엔,

‘현대차를 이기는 현대차’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벤츠를 이기는 현대차’ 도 아니고

‘테슬라를 이기는 현대차’ 도 아닌

‘현대차를 이기는 현대차’ 

어찌 보면 뻔한 멋있음일 수도 있지만,

기사를 읽던 순간 저에겐 다소 울림이 있었습니다.

과거 정의선 회장은 기자간담회나 CES 같은 행사장에서도

“이겨야 할 것은 우리 자신”

“우리는 우리의 한계에 도전”이라는 말을 많이 해오긴 해왔다고 합니다.

제가 특별히 현대차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분의 리더십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기업에 있어서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그 마인드는 

어쩌면 가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법의 처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사가 B사의 견제에만 오롯이 혈안이 되어

본질에 충실할 수 없을 때의 감해지는 손실과 손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CEO의 눈엔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경쟁사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이겨야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질주하는 것이 장거리 레이스에선 더 승산이 있다고 보는 거겠지요.


내가 나를 이겨가는 것.

더 나아가 우리가 우리를 이겨가는 것.

그러면 어느 순간 나는 그리고 우리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덥고 지치는 요즘.

지금은 어느 때보다

일의 초보적인 마음으로 돌아가

그때의 행복감을 되새김질하며

스스로를 이겨나가는 힘을 길러보는 지혜

지금의 내가 혹은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의 지혜 아닐까요? 




< 오늘의 속삭임 >


운은 언젠가 다하게 마련이고,

좋은 운이 지나가면,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예상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우리 인생의 스코어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좋은 선수는 비록 초반엔 운으로 이겼더라도

경기를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실력으로 성공하는 비율을 늘려나가니까요.

성공도 실패도 학습의 근거로 삼는 이가 

진정 지혜로운 사람 아닐까요?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나에게 일어난 일들의 이유를

겸손하게 알아가는 데 시간을 쓰시길 당부드립니다.


                                                      ‘ 마음의 지혜’    - 김경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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