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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Feb 08. 2021


ep9. 끈기 있게 한 우물을 파라?

명절 연휴에 부산 시댁에 가면, 온 가족이 뉴스를 보는 경우가 많다.

주로 SBS 뉴스를 보는 경우가 많고, 9시가 넘어가면 KBS 뉴스를 본다.

지방에 내려가면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대략 8시부터 20분까지는 서울, 수도권 뉴스를 기존처럼 하고, 

어느 일정 시점이 넘어가면 자체 지역 방송 뉴스가 시작된다.

그러던 찰나, KBS 부산 뉴스를 볼 때 정말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처음으로 결혼해서 시댁에 내려왔던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한창 뉴스를 보며, 시댁 식구들과 인물 평가 혹은 기사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래도 예쁘장하고 단아함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나올 시점에 중년으로 보이는

아나운서 분이 KBS 부산 뉴스의 메인 앵커로 등장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와! 저분 진짜 대단하다'라는 탄사를 외치며, 

젊고 단아한 고정적 이미지의 아나운서가 아닌 부분에 계속 갸우뚱거렸던 것 같다.  

그렇다고 오해는 없으시길 바란다.

절대적으로 메인 뉴스에 젊은 아나운서가 당연히 나와야 한다는 논리는 아니다.

역시나 전달력이나 음성엔 노련미가 느껴졌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10년 전부터 거의 매년,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작년 추석까지도 그분이 계속 나오시는 것이다.

젊은 후배 아나운서도 분명 있을 터인데, 진정한 안방마님 앵커인 그분이 여자로서 

대단히 느껴지긴 했다.

물론, 말 많고, 전쟁터인 방송국에서 그분이 후배 아나운서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상상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많으니, 

그래도 주요 앵커 자리를 나이 듦에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그분의 능력에 

매번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나도 나이 듦에 따라 더 무던히 배워야 할 것들도 많고,

노련하고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 중이긴 하지만,

어느 한 곳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 그리 말만큼 쉬운 것이 아닌 곳이 사회다.

특히 여자나 남자나 관계를 잘 유지하며 나이 들었음에 서글퍼하지 않고, 

포용력 있게 실력 있게 그 자리를 지키기는 참 쉽지 않음을 잘 알기에,

더욱이 아나운서 혹은 앵커라는 것이 나이 듦에 대해선 어쩌면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는 환경일 텐데...

매년 내가 명절 때 갈 때마다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신 OOO 아나운서님.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나이에 무관하게 나도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귀감이 되는 구성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오늘의 속삭임>

각 분야의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그들이라고 처음부터 자기 일을 좋아했을까? 

어떤 일을 진정으로 좋아하려면 혹독한 훈련과 숱한 눈물, 깊은 방황을 거쳐야 한다.

그 일을 위해 혼신을 다한 경험이 있어야만 진정으로 좋아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 가슴이 뛰는 일, 내 인생을 다 바쳐도 좋은 의미 있는 일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  슬로싱킹 황농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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