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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Jul 05. 2021

보험상품 개발, 기초서류 작성

상품 운영의 기초가 되는 기초서류

기초서류 작성, 상품의 근간을 구성하는 업무

보험계리사가 보험 상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업무는 '기초서류 작성'이다. 중요한 만큼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보통 기초서류라고 하면 상품의 기초가 되는 보험약관, 사업방법서 별지,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를 의미한다. 기초서류는 보장하는 내용부터 설계 및 운영방식까지 보험상품을 문서화시켜놓은 것이다. 보험료 산출과는 달리 문서화하는 과정이라 지루하다고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보험료 산출하는데 급급하여 기초서류 작성에 소홀하게 되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보험상품의 운영과 보험금 지급 방식이 기초서류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초서류인 보험약관으로 예를 들면, A라는 질병을 보장하기 위해 약관을 작성했고 보험료도 물론 A만을 보장하도록 산출했지만 약관 상 A 외에도 B가 보장되게끔 해석이 된다면 B도 당연히 보장해야 한다. A를 보장하기 위한 의도로 상품을 개발했고 그에 맞는 보험료를 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B를 추가로 보장해야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초서류 작성에 소홀할 경우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힐 수 있다. 보장에 있어서 기초서류는 절대적이다.      


기초서류는 무엇이며, 어떻게 작성할까?    

 

보험약관 작성은 보통 기존의 약관을 참고하여 작성한다. 상품 유형(무해지, 납입면제, 간편고지, 물보험, 인보험 등)에 따라서 보험약관의 조항들이 달라지지만 유형이 같다면 큰 틀은 동일하다. 신규 담보의 경우에도 해당 담보를 포함하여 보장하는 담보가 있거나 유사한 보장 담보가 있으면 이를 준용하고 세부 사항을 다듬곤 한다.

     

보험약관은 모바일 또는 실물 책자로 많이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두꺼운 약관을 읽진 않는다. 가입한 담보명에 따라 대강 어떤 질병 또는 사고를 보상할지 유추만 할 뿐이다. 하지만 실제 사고가 났을 땐 보험약관을 자세히 읽어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장을 모두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도 보험금 청구 과정 중 보험사로부터 "1회에 한해서 보장한다는 각서를 써주면 이번 한 번은 보장해주겠다"라는 답변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약관을 작성하는 보험계리사로서 “약관에 1회 보장이란 말이 없으며, 해당 질병은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 사유에 속한다”라고 말을 했고, 1회에 한해 보장한다던 담당자는 예전 약관과 혼동하였다며 매회 보장이 가능하다고 태세를 바꿨다. 이렇듯 약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면 자칫 놓칠 수 있는 보험금을 되찾을 수 있다. 반대로 작성자 입장에서, 보험금 지급 사유 등 중요한 상품 내용들을 기재하는 만큼 놓치는 부분 없이 아주 꼼꼼하게 작성해야 한다. 인쇄되고 약관이 계약자에게 닿은 후엔 되돌릴 수 없다.     


짧게 산출방법서라고 부르는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는 말 그대로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을 어떻게 산출할지 작성해놓은 것이다. 미래 보험금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예정이율, 예정 해지율 등등의 가정 등도 상세하게 기재한다. 산출방법서를 토대로 보험료와 준비금을 산출하며 계리법인, 개발원 등 검증기관도 산출방법서를 토대로 보험료와 준비금을 검증한다. 보통 산출방법서가 작성되고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을 산출해야 하지만, 업무적으로는 시간상 보험료와 준비금을 산출한 후에 산출방법서를 작성한다.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의 경우엔 보장이 다르다고 해도 산출방식은 몇 가지 유형으로 정형화되어 있어, 새로운 담보를 개발한다고 해도 작성하기 어렵진 않다. 기존 유형에 부합하지 않는 유형일 경우엔 보장하는 방법과 납입하는 방법을 고려하여 산출식을 정해야 한다. 이 부분에선 보험계리사 시험과목인 보험수리학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보험수리학에서는 요즘 보험사의 경우엔 현금흐름 방식으로 보험료를 산출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기수를 이용하여 향후 지급될 보험금과 납입할 보험료의 현가를 이용하여 산출한다. 즉, n년 뒤 사고가 발생할 확률 * 지급보험금 * 현가율의 합계를 납입자 현가를 나눠서 보험료를 산출한다. 책임준비금도 마찬가지로 기수를 이용하여 미래 나갈 보험금에서 들어올 보험료의 현가를 차감하여 산출한다. 보험계리사를 준비했다면 산출방법서를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사업방법서 별지는 해당 상품을 어떻게 운영할지 기술해 놓은 것이다. 별지라고 하는 이유는 회사 사업방법서라는 큰 토대 안에 이 상품에만 속하는 별지를 작성해둔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방법서 별지에는 이 상품으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기간, 납입기간, 가입나이, 상품 유형, 특별약관, 보통약관, 필수 가입 담보 등 상품을 어떻게 운영할지 상세하게 기술한다. 사업방법서 별지를 통해 유관부서가 시스템을 설계하고 설계 화면을 구축한다. 현장에서 질의하는 많은 부분들은 대부분 사업방법서 별지에 있는 내용이라, 자신이 개발한 상품이 아니더라도 사업방법서 별지를 확인하여 질문에 답하기도 한다.     


사업방법서 별지의 경우 신규 담보는 담보 가입에 제약 조건이 없으면 작성에 어려움이 없다. 제약 조건이란, 특이하게 납입면제 상품에서 면제 제외 담보이거나 세만기 상품에서 갱신형으로 운영한다는 등의 제약을 의미한다. 보험료 산출이 불가능한 연령이 존재해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이 제한적인 경우 사업방법서에서 연령을 제한하기도 한다. 보통 다른 담보와 다르게 운영하지 않는 한 기존 담보 가입 유형에 맞춰 작성하면 된다. 신규 상품의 경우에도 해지환급금 유형, 납입면제 유형, 간편고지 유형에 따라 기존 상품 유형에 따라 작성하는 편이고 새로운 유형일 경우엔 그 유형의 차이점만 사업방법서에 유념하여 기재하면 된다. 이처럼 상품 운영의 전반적인 지표가 되어주는 것이 사업방법서이다.     


약관, 사업방법서, 산출방법서 외에도 보험상품 요약서, 설계용 출력물 등등을 작성 및 검수해야 하며 개정 후 해당 상품 내용을 공시하기 위한 공시자료들을 작성해야 한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회사 홈페이지 내 상품 설명 페이지까지 작성하기도 하며, 추가적으로 설계 테스트까지 해야 상품개발 및 개정을 마무리하는 회사도 있다. 결론적으로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보험계리사는 보험상품의 근간을 구성하는 보험사에 특화된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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