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시작합니다
2019. 3. 3.
남아공 생활 1주일 차.
작열하는 태양 아래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그 주위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깎아지른 듯한 돌산 - 저희가 살고 있는 남아공 Paarl 지역의 풍경입니다
주중에는 비교적 부자 동네, Stellenbosch의 대학 연구실에 출근합니다. 사람들은 다 친절하고 매너가 좋으며 사는 곳도 유럽의 좋다는 곳들에 뒤지지 않게 깔끔하고 화려합니다. 집집마다 높은 담장에 전기철조망을 두르고 보안에 과도하게 신경쓴 듯한 풍경이 낯설지만, 학교에 나와있으면 영국에 지낼 때랑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입니다.
주말에는 친구 이동훈 선교사가 사역을 돕고 있는 시골지역 교회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이 교회는 판자촌으로 둘러싸인 빈민가 한 가운데 있습니다. 주로 흑인 등 유색인종이 모여사는 이 곳은 미디어에 비쳐지는 아프리카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겨우 비만 피할 정도로 허술하게 지어진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아이도 많이 낳아서 그 좁은 집 안에 십 수명이 함께 모여삽니다. 술이나 약에 취해 길거리에 쓰러져있는 사람들도 자주 보입니다. 이곳에선 어두어지면 절대 밖으로 나가선 안 된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로 알려져있는 남아공의 현실은 이곳에서 고작 1주일을 지낸 저에게도 분명하게 보입니다. 악명높은 분리정책 Apartheid의 유산은 첫 흑인대통령이 나온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남아있는 듯 합니다.
학교 일에 적응하랴 집이랑 차 알아보랴 여러가지로 정신없는 중에도 우리가 이 멀리까지 왜 와 있을까 문득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조금 더 지나면 알게 될까요.
이 곳에 남아공에서의 일상을 기록하려 합니다. 사회경제사 연구자인 저의 눈에 비친 남아공,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