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깨기 전, 나만의 인생을 살고 싶었다

by ISTJ

아이가 깨기 전, 나를 위한 자유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고요한 새벽은 내게 주어진 유일한 자유의 시간이다. 커피를 내리는 소리조차 조심스러워지는 그 짧은 고요 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다짐한다. 잠을 더 잘 자유보다 깨어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하다고. 거창하게 ‘갓생’을 살겠다는 결심은 아니었다. 그저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게 시작된 아침, 나는 부동산 책을 펼친다. 서울에서 일할 때는 점심시간마다 주식 스터디를 하곤 했다. 그 시절엔 점심시간조차 ‘투자’였다. 지금은 혼자 하는 아침 스터디가 일상이 되었다.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는다. 보장된 월급도, 정해진 루틴도 없는 불안한 자유. 그래도 그 확실한 안정보다 이 시간을 택했다. 누구에게 강요받지 않고 내가 선택한 하루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이 시간은 내게 충분한 의미가 있다.


아이의 하원까지 흐르는 나의 시간.

"도대체 왜 이렇게 일찍 깰까." 아이가 눈을 뜨는 순간, 내 고요한 아침은 끝이 난다. 그때부터 나는 로봇처럼 같은 말을 반복한다. “세수하고, 양치하고, 옷 입고, 이불 정리하고, 가방 챙기고, 숙제 넣고.” 때로는 이 모든 게 내 몫인데, 왜 아이를 재촉하나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하루에 한 번씩, 천 번쯤 말해주면 언젠가는 스스로 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말한다.


아이를 등원시킨 후에는 날씨가 좋아 러닝을 조금 하고 자전거를 타고 운동하러 갔다. 집에 매트도 있고 기구도 있지만, 혼자 하는 운동은 쉽게 멈추게 되는 나를 잘 알기에 밖으로 나섰다. 오늘은 특히 마음이 급했다. 예정된 글쓰기 수업과 운동 시간이 겹쳤기 때문이다. 잠시 망설이다가 ‘늦더라도 가는 게 낫지’ 싶은 마음으로 서둘렀고, 땀에 젖은 채 돌아오는 길에는 결국 자전거 대신 차를 탔다.


지금 시각은 11시 25분. 아이 하원까지는 정확히 다섯 시간이 남았다. 내 하루는 오전과 오후로 나뉘지 않는다. 아이의 등하원 리듬에 맞춰 흐를 뿐이다. 휴직 후 나의 아침은 그렇게 다정하고, 분주하고, 어딘가 자유로운 기분으로 흘러간다. 아주 작고 소중한 ‘나만의 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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