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을 낳고 가장 먼저 무너진 건 마음이 아니라, 관절이었다.
무릎, 허리, 손목이 차례로 비명을 질렀다. 내 몸이 나보다 먼저 늙어가는 기분이었다.
머릿속은 여전히 젊다고 착각하지만, 손과 발은 점점 말을 듣지 않았다.
예전엔 메모 없이도 모든 걸 기억했다.
이제는 애들 병원부터 장 볼 목록까지 구글 캘린더에 적는다.
내 스케줄뿐 아니라 두 딸의 삶까지 나 혼자 머릿속에서 관리하니, 당연한 일일지도.
산후 몸무게는 안녕하지 않았다
출산 후 배는 그대로였다.
한동안은 셋째냐는 농담까지 들었다. 웃고 넘겼지만, 거울을 볼 때마다 현실이 날 후려쳤다.
이대로 ‘그냥 아줌마’로 굳어지는 건 아닐까. 그게 무서웠다.
‘둘째 낳았으니 살은 빠지겠지.’
근거 없는 믿음은 산후조리원을 나서며 무너졌다.
20kg 쪘던 몸무게는 7kg만 빠졌고, 나머지 13kg은 고스란히 남았다. 복직할 엄두조차 안 났다. 그래서 독하게 탄수화물을 끊었다. 1년이 지나자 만삭일 때보다 13kg가 빠졌다. 아직 7kg가 남았지만, 일단 출근하기로 했다.
다시 붙은 살, 그리고 무릎의 비명
직장에선 티 내기 싫어 일부러 탄수화물 먹는 척도 했다. 운동할 시간은 없었다. 다시 살이 붙었고, 거울 속 나는 점점 낯설어졌다. 그러다 무릎이 아파왔다. 열 군데 넘는 병원을 돌고 MRI를 찍고, 재활 필라테스도 해봤다. 결론은 간단했다. “10kg만 빼면 괜찮아질 겁니다." 이제는 외모의 문제가 아니었다. 삶이 불편했다. 계단도 못 오르고, 스쿼트는 꿈도 못 꿨다. 결국 나는 다시 결심했다. 이번엔 살을 빼는 게 아니라, 망가진 관절을 살리기 위해.
운동하려고 휴직했습니다
요가, 러닝, 점핑, 수영, 배드민턴, 그룹 PT까지 닥치는 대로 운동을 시작했다.다음 달엔 발레도 해볼 생각이다. 남편이 묻는다.
“운동하려고 휴직한 거야?”
맞다. 나를 위해서다. 관절을 위해서다. 만삭 사진만 남기고 이대로 무너질 순 없으니까. 지금은 바디프로필은커녕 거울도 피하지만, 언젠가 이 기록들이 나와 비슷한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제 시작이다
오늘도 나는 밀가루와 술을 멀리하고, 내 기준을 지켜낸다. 감시하는 사람은 없지만, 실패하면 내 무릎이 가장 먼저 나를 배신할 테니까. 이제 시작이다. ‘나’로 돌아가는 길의 첫발을, 지금 딛는다.
초보의 몸개그 운동기
요가 매트 위에서 흔들리고, 러닝화 끈을 조이며 숨이 턱까지 차오르던 날들. 수영장에서 허우적대다 물을 먹고, 배드민턴 라켓을 쥔 손이 떨리던 순간들. 헬스장 그룹 PT 시간마다 ‘나 왜 이러고 있지?’ 싶었던 초보의 기록까지. 다음 글부터, 그 첫 도전들을 하나씩 꺼내보려 한다. 운동을 잘 몰라도 괜찮다. 뭘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누군가에게, 내 실패와 몸개그 가득한 이야기들이 작은 힌트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