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도(父親圖)

'我年青时代的父亲'

by Morpheus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의 존재는 마치 벽처럼 단단하고 산처럼 무거웠다. 아버지의 언어는 굵고 짧아 틈이 없었다. 그나마 아버지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촘촘하지 않았다. 칭찬은 단소(短小)했고, 빗나감에 대한 질정(叱正)은 회초리처럼 따갑고 깊었다. 눈물은 용서와 대체(代替)되지 않았다.


고향집 인방보(引枋樑) 위에 걸어놓은 사진틀 속에서 자식들을 내려다보는 눈길은 근엄한 시선 속에서도 따스함은 삐져 나왔다. 삼복더위에도 두루마기 옷깃 속에 서늘함이 묻어났다. 엄동설한(嚴冬雪寒) 등굣길에 차가운 개울물을 업어 건너주셨던 아버지의 등이 몹시도 넓었다. 아버지는 살을 에는 차가움에도 내색하지 않으셨다.


일생을 통해 아버지의 삶은 녹록잖았다. 어수선했던 대한제국 말엽에 태어나 젊음을 일제(日帝)의 엄혹했던 시대를 고스란히 살아내고, 문명이 스며들지 못했던 산골의 어둠 속에서 몸부림쳤다. 그는 아득한 미몽 (迷蒙) 속에서 계명(啓明)을 소망했으리라.


모든 아버지는 능력자요 그 지위는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성(城)이다. 그의 이상(理想)은 까마득한 높은 고목의 꼭대기 위를 지나는 바람같이 고고하다. 그를 닮은 후예(後裔)가 혼(魂)과 혈(血)로 승계(承繼)되기를 믿는 존재다.


스무다섯 해 전의 이야기다. 중국 저장성 (浙江省) 지아싱(嘉興)의 어느 낡고 허름한 집에서 아버지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만났다. 청록과 황갈색으로 아버지의 고단한 삶과 자식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는 그의 작품 "부친도(父親圖)"는 우리네 아버지와 다르지 않다.


그가 말했다.

"父亲的梦想永远流淌在我的血脉里" 아버지의 꿈이 나의 피를 타고 영원히 흐르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출필곡반필면(出必告反必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