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내려놓으며
그대 발아래
뒹굴고 있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그대는 회상하는가
지난 계절의 치열했던
삶의 파노라마를
찬 바람
불면(不眠)의 밤 지새우고
봄을 기다리며
침묵했던 시간들을
이글거리는
한낮의 태양 아래
목마름을 삼키며
기다렸던 여름날의 단비를
의지( 依支)할 곳 없는 세상
흔들림 속에서도
끝내 지켜낸
그대의 무성한 꿈들을
이제 계절의 끝자락에서
차마 내려놓지 못할
아쉬운 꿈 남아있다 해도
허무로 귀소(歸巢)하는
살아있는 것들의 종말을
뒤돌아 서서 되새김질한다 해도
윤회(輪回)하는 계절
인동( 忍冬)을 위한 바늘 끝 보다
좁은 숨구멍이면 또 어떠랴?
봄을 향한 그대의 소망이
숨을 쉴 수만 있다면
노랑 개나리
하얀 웃음 피어날 때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