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스튜디오를 계기로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얻었다.
비슷한 환경의 어느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다.
그러면서 “우리도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유사한 절차를 밟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첫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했다.
오빠는 사진을 찍었고,
나는 사진을 편집해 상세페이지를 만들었다.
모델은 우리가 진행했던 패션 교육의 첫 제자였다.
패션에 열정적이었던 그녀는, 제법 멋진 모델이었다.
그해 우리는 패션쇼에도 지원했다.
운 좋게 선정되어, 첫 패션쇼를 준비하게 되었다.
패션쇼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었고,
도와주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다행이 모델과 강의를 하는
선배와 그 학교 교수님이 많은 도와주셨다.
단독 패션쇼 준비 시간은 불과 두 달.
컨셉을 잡고, 옷을 만들고, 착장을 구성하고,
모델을 선정해 피팅을 하고…
헤어·메이크업, 쇼 음악, 런웨이 워킹,
연출사 미팅, 리허설, 본 쇼 리허설,
행사 전 홍보와 티켓 이벤트,
당일엔 진행 요원까지 직접 동원했다.
모든 것이 빠듯했다.
돈이 없었기에, 우리는 거의 몸으로 때웠다.
직접 프린트를 찍고, 패턴을 뜨고, 옷도 만들었다.
좁아진 창고형 사무실에서 직접 모델 오디션도 열었다.
컨셉은 사실 완벽한 기획이라기보다,
그동안 만들어진 옷들을 묶어주는 주제에 가까웠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트렌드 조사, 이미지맵,
착장 구성, 작업지시서를 만들 여유는 없었다.
그저 빠르고, 바쁘게 흘러갔다.
그러면서도 온라인 쇼핑몰 세팅은 계속 이어졌다.
첫 쇼는 그래도 무난히 지나갔다.
그리고 놀랍게도 처음으로
누군가 홈페이지에서 옷을 한 벌 샀다.
아마 쇼 관람객이었을 것이다.
그 순간, 비로소 실감이 났다.
이제 정말,
브랜드의 첫 시계가 흐르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현실은 간절한 희망보다,
현실을 두드려야 문이 열린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