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관계를 살리는 솔직한 표현
" 제발 좀 그만해! " " 당신은 어쩜 그렇게 하나도 안 변해!" 이 말을 들으면 곧바로 뭐라고 말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 뭘 그만해, 그런 당신은? 당신도 제발 좀 그만 좀 해." " 하나도 안 변하는 건 당신이야. 당신 눈에는 나만 보이지? 잘못하는 것만 보이지? " 대화를 하려고 시작한 말인데 결국 대놓고 화를 내게 된다. 그래서 대화라는 이름은 대놓고 화를 내는 말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럴 때 다르게 말해야 한다. 다르게 말해야 다른 결말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대놓고 화내는 방식으로 상처를 받았다면 다르게 말해야 원하는 반응을 상대에게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짜증을 다른 사람 행동을 탓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면 돌아오는 답은 똑같은 비난이다. 계속해서 서로 상처를 주는 대화방식을 바꾸려면 내가 말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첫 말이 중요하다. 어떤 에너지로 말하느냐가 대화를 바꾼다. 상대를 비난하는 에너지가 아니라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표현하는 말을 해야 한다. 우선 남편이 한 말 중에서 어떤 말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지, 아픈지 가만 떠올린다. 천천히 호흡하면서 그 말을 들었을 때 느낌과 떠오른 비난에 머무른다. 하고 싶었던 말을 생각한다. 말을 하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말하고 싶은지, 시간을 좀 더 갖고 싶은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말하고 싶지 않다면 좀 더 시간을 갖는다. 마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 제발 좀 그만해!"라는 말을 들을 때 마음이 어떤지 느낌을 말한다. ” 그 말을 들으니까 억울하고 답답해. 난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을 당신한테 말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렇게 말하니까 서운하고 슬퍼!" 상대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내가 어떤지 자신의 느낌을 말한다. 느낌을 말하면 상대는 비난으로 듣지 않는다. 상대를 탓하고 잘못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그 말을 듣고 어땠는지 자신에 대해 표현하는 말이라 상대에게 들린다. 말할 때 내가 어땠는지 나에 대해 말하고 내가 화가 난 이유, 그럴 때 내가 원했던 말, 어떻게 해주면 기분이 나아질지 부탁을 할 때 상대가 들을 수 있다. 자신을 비난하고 잘못했다고 말한다고 느끼는 순간 상대는 듣지 않으려고 한다. 비난한다고 느끼는 순간 화를 낸다. 느낌이고 뭐고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온 힘을 쓰게 된다. 자신이 상대에게 원하는 욕구와 기대, 바람을 잘 표현하고 전하기 위해서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어떤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자신의 느낌과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 연습이 필요하다.
평소 자주 들었던 말 중에서 속에 오래 남는 말 한마디를 떠올려 본다. 따로 시간을 내서 종이에 써보는 것도 좋다. 잊은 줄 알았는데 상처가 된 말, 가끔 떠올라 울컥하게 하는 말, 최근 화나게 한 말을 써본다. 그중에 하나를 정한다. " 제발 좀 그만해" " 당신이 그렇지 뭐!" “ 됐어. 그만해!” 등. 그중 하나를 선택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넣어 세 번 연속으로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되도록 실제 대화에서 들은 것과 비슷한 어조와 억양, 세기로 반복해서 들으면 효과가 있다. 그 말이 어떻게 들리는지 느껴보는 연습이다. 너무 자극이 될 것 같으면 크기를 조절해서 약하게, 혹은 중간 정도 약하게. 이렇게 말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듣는 사람은 눈을 감고 들을 준비가 되면 신호를 보낸다. " 제발 좀 그만해! " " 제발 좀 그만하라니까! " " 제발 그만 좀 해!!" 말한 사람은 말하고 나서 침묵으로 잠시 머무른다. 상대에게 이 말이 어떻게 들리는지 살필 시간을 갖는다. ' 듣는 순간 호흡이 빨라지고, 팔에 힘이 들어가 소리를 치고 싶다. 몸이 위축되고 떨린다. 가슴이 쿵쾅거리면서 힘이 빠진다. 가슴 중앙이 꽉 막혀 숨쉬기가 어렵다' 등등. 그 말을 들으면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는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살핀다. 자극이 되는 말을 다른 사람에게 큰 소리로 말해 달라고 한 후 가만히 몸의 반응을 살핀 후 물어본다. " 그런 느낌을 느낄 때 네가 원했던 건 뭐야?" "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만약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다면 그걸 그대로 말한다.
화가 나서 하는 말의 대부분은 자신이 기분 나쁜 이유를 상대방 책임으로 돌린다. 휴일 여유롭게 TV 삼매경에 빠져 있던 남편은 와이프가 거실을 지나다닐 때마다 한숨을 쉬면서 한심해하는 표정을 읽는다. 한두 번 그러려니 남편도 참는다. 신경이 쓰이지만 한 번 빠진 TV 보는 즐거움을 와이프 눈치 때문에 포기할 나이는 아니다. 모든 걸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와이프에게 이젠 맞추고 살지 않겠다고 역시 결심한 남편이다. " 제발 좀 그만 볼 수 없어?"란 말을 들을 때 남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정말 짜증 나고 화나고 지겨웠을 것 같다. 결혼 생활 3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아직 TV 보는 일로 눈치 봐야 하고 잔소리 듣는다고 생각하니 자신이 측은하고 조라 하게 느껴지기도 했겠다. 남편은 자신의 휴식과 즐거움, 재미를 누리는 방식이 존중받기를 원할 것 같다. 집에서 뭘 해도 제약받지 않을 자유도 중요할 것 같다. 이걸 표현해 준다. " 당신은 내가 제발 좀 그만 볼 수 없어?라고 말할 때 정말 짜증 나고 화나고 지겨워? 집에서 당신이 뭘 하든, 존중받고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