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라는 존재가 오가는 내적교류

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관계를 살리는 솔직한 자기표현

by 남정하



수다모임을 하고 돌아올 때 피곤하고 공허한 느낌이 든다. 많은 말을 하고 들었는데 남는 게 없다. 서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래 만나 친하다고 생각되는데 막상 아는 게 없는 것 같고 서로 스며들었다는 느낌이 없다. 만나면서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교류하고 서로 이해했다는 느낌이 없다. 서걱대고 겉돌고 일방적인 대화였다고 느껴질 때 공허하고 외로워진다. 그래서 여럿이 모이는 단체 모임은 파하게 된다. 가장 좋아하는 만남은 1 : 1, 많게는 넷을 넘지 않는 걸 선호한다. 그 사람의 드러난 '자기' '존재' '존재성'에 눈을 맞추고 느낄 수 있는 만남이 좋다. 표정을 통해서 요즘 생활이 어떤지 느낄 수 있고, 말하는 표현, 말의 느낌을 통해 그 사람 내면의 평안함, 기쁨과 만날 때 교류하는 느낌이 든다. 오래전, 내 마음을 열어 말하고 싶어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몰라 혼자 앓았던 일이 있다. 자기 마음을 말하고 싶을 때 상대가 내 말을 잘 들어줄 상황인지, 그런 마음이 있는지 먼저 살폈던 것 같다. 두려움 때문에 말하지 못했다. 내 마음을 온전히 상대가 받아준 경험이 적어서 그럴까? 화가 난 일의 줄거리, 사건의 발단, 전개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스토리 중심의 표현은 말하고 나면 오히려 감정이 벌집 쑤신 듯 더 증폭된다. 그야말로 마음을 토로하고, 상대를 비난하고 성토 대화를 하고 나면 마음이 더 허하다. 말을 하고 차분히 가라앉아 안정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공감을 주고받고 싶은 절실함이 생긴다. 공감으로 받아주는 사람이 주변이 있을 때 표현할 때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관계를 읽는 시간“에 나온 글이다, 영국 요크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엘리자베스 마인스는 안정적 애착을 형성하는 핵심특성을 ' ( 아이 )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 Maternal Mind Mindedness'라고 부른다. 아이와 이야기 나눌 때 스토리를 들으면서 아이 마음 상태에 관심을 둔다. 아이가 표정으로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살핀다. 아이 느낌을 따라 함께 머무르면서 그때 이 아이는 어땠을까? 주의를 기울이고 아이 마음을 돌보면서 심리적 반응이 어떤지 살핀다. 어린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 상태나 기분이 어떤지 살핀다. ” 오늘 기분이 어때? “ ”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 “ ” 그림책 보기 지루해? “ 아이 내적 상태에 관심을 기울이고 아이가 표정이나 말투, 행동을 살펴가면서 느낌을 물어보고 표현해준다. 한마디로 정서적인 교류를 통해 소통하는 걸 말한다. 그럴 때 마음이 교류되는 느낌이 들고 온전히 수용되는 느낌이 들어 행복해진다.

공감이란 우리가 원하는 관계와 소통의 다른 이름이다. 마음으로는 절실히 원하지만 정작 마음을 나누어 교류한다는 게 뭔지 모른 채 살아간다. 서로가 마음이나 느낌을 주고받는 내적 교류의 만남일 때 행복하다.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스토리만 무성할 때 허전하다. 말은 많이 했는데 남는 게 없다. 각자가 느끼는 개인적인 속마음, 느낌의 차원으로 연결해 들어가 이야기할 때 마음을 나누고 표현했다는 기쁨이 있다. 분명 아이들 어렸을 때 하루가 멀다 하게 함께 놀러 다닌 친한 이웃이었는데 오랜만에 만났는데 대면 대면하다. 서로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은 어떤지 개인적인 속마음을 나눈 적이 없다. 아는 체 하자니 형식적인 안부 몇 마디 주고받고 말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지나친 적이 있다. 아이들 키우는 엄마로 만난 딱 그만큼 친한 사이였다. 자신을 드러내는 개별적 존재로서 만남을 하지 못했다. 정혜신은 공감을 한 존재의 개별성에 깊이 눈을 포개는 일, 나도 내 마음, 내 느낌을 꺼내어 그와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일이라고 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마음을 나누는 ‘내적 교류’를 시작하는 말은 “ 요즘 네 마음은 어때? ” “ 지금은 어때? ” “ 그럴 때 넌 어때? ” 이렇게 천천히 물어봐 주면 자신의 마음을 살피도록 주의를 환기시킨다. 온갖 생각으로 가득했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린다. “어! 그럴 때 난 어떻지? ” 주의를 온통 상대에게서 거두어 자신에게로 가져온다. 고통 속에 있을 때는 자신이 어떤지 주의를 집중할 수 없다. 듣는 사람이 이야기 과녁을 자신으로 향하도록 바꾸어 주면 자기 마음을 보게 된다. 낯설어도 자기 자신을 만나면 마음이 움직인다. ' 아, 내가 그랬구나. 그래서 그렇게 서운하고 당황스러웠구나. 그래서 한 마디도 하지 못했구나'






자기 마음을 어떻게 말하는지 모를 때 우선 내 마음과 연결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과 연결하도록 돕기 위해 지금 어떤지 느낌을 물어봐주면 자신에게로 시선이 옮겨온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따로 또 같이'라고 alone together라고 표현한다. 나와 너라는 개별적 세계와 우리라는 상호적 세계가 공존하는 관계를 말한다. 무엇을 같이 하는 것ㅇ 중요할까? 같이의 핵심은 내적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남편이 눈물을 펑펑 흘린다면 같이 보면서 " 어떤 이야기인데 그렇게 슬퍼?" 관심을 갖고 물어봐 준다. 아버지 생각나서 울었구나라고 내적 경험을 알아주는 것이 공유다. '같이'의 의미는 상대의 마음에 대한 관심, 반영, 그리고 공유다. 마음의 일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가 상대가 내 마음에 관심을 가져주고, 상대 마음으로 흘러들어 간 내 마음이 상대의 마음과 섞여 다시 내게 흘러들어오는 것, 이것이 바로 공감이다. 공감이란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 왜 또 옛날이야기를 하냐고! "" 왜 별것도 아닌 일을 또 끄집어내 "라고 화를 내는 대신에 " 아직도 그 일이 생각나는 걸 보니 당신 그때 진짜 힘들었구나""라고 이야기한다. 당신이 상대 마음에 괸심과 반영을 보이지 못하고 단지 사실관계와 합리성을 따진다면 갈등은 결코 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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