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느낌에는 이유가 있다

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솔직하게 말하려면 어떻게 표현할까?

by 남정하


" 네 생각을 말해줄래?"

" 네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싶어. 네 느낌이 어때?"

어떤 질문이 더 아이의 현재 마음의 상태와 연결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

강의를 진행할 때 부모님들께 지금 현재 느낌 두세 가지를 말하도록 한다. 느낌과 함께 느낌의 이유에 대해서 들으면 자연스럽게 그분이 지금 어떤지 현재 몸과 마음의 상태와 연결된다. 어떤 말이 도움이 될지 전해져 온다. 생각보다는 느낌을 물어보면 훨씬 아이와 더 잘 연결된다. 느낌이란 바깥에서 온 자극에 대해 우리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다. 느낌은 온전히 아이가 느끼는 고유한 영역이다. 느낌은 아이 내면에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표현해 주는 온도계 같다. 평소 아이에게 지금 어떤지 자주 물어봐 주면 자신의 감정상태를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 엄마도 자신에게 물어본다. " 지금 기분이 어때?"

엄마가 보기엔 모르겠는데 아이는 겁에 질려있거나 두렵다고 말할 수 있다.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물어본다. " 학교에 가기 싫다고 했잖아. 학교에서 힘든 일 있으면 말해줄래?" 아이가 처음에는 흥분하거나 화가 나서, 혹은 불안해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기 힘들 수 있다. 차근히 물어봐 준다. " 친구와 있었던 일이야? 수업 시간에 선생님한테 야단맞았니? 점심시간에 밥 먹다가 무슨 일 있었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분하게 떠올리게 한다. 아이가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어떤 이야기를 해도 안심하고 털어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때 아이 느낌을 공감해 준다.

" 그때 어땠어? 짝에 네 필통 가져갔을 때 기분이 어땠어?"

" 짝이 네 필통을 자기 것처럼 가져다 쓸 때 짜증 나고 화났어?"

"선생님한테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신경 쓰지 않아서 답답하고 힘들었구나 "






들으면서 계속 아이가 그 상황에서 느꼈을 느낌을 공감해 준다. 느낌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알려주는 알람 같은 역할을 한다. 욕구가 충족되었는지 그렇지 못한 지 느낌으로 마음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모든 느낌은 욕구와 연결되어 있어서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편안하고, 흐뭇하고, 즐겁고 행복하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불안하고, 우울하고, 하기 싫고, 움직이기 싫어진다. 이렇게 느낌 뒤에 있는 욕구와 연결해서 충족하고 싶었던 욕구를 공감해주면 다시 편안해진다. 부모는 자녀가 떼를 부리거나 싫다고 할 때, 학교에 가기를 거부할 때 똑같은 방법으로 자녀와 연결할 수 있다. 싫어서 떼 부린다는 부모의 판단을 잠시 내려놓고 자녀의 의견과 느낌, 욕구를 표현하도록 돕는다. 솔직하게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을 때 부모에게 털어놓을 수 있다. 하기 싫어서 짜증을 냈지만 왜 짜증이 났는지 아이가 잘 모를 때가 많다. 어떤 기분인지 아이는 잘 모른다. 부모가 아이 감정을 추측해서 읽어준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황을 물어본다. 본 대로 들은 대로 관찰로 시작한다. 무조건 가기 싫고 말하기 싫다고 하면 언제든지 말하고 싶을 때 말해도 된다고 말해준다. 학교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친구 때문인지, 선생님과 있었던 일인지, 놀면서 들었던 말 때문인지 생각할 시간을 준다.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면 생각날 때 다시 이야기한다. 아이가 말 못 할 사정이 있을 때는 아이의 현재 느낌을 공감한다. " 말하면 혼날까 봐 걱정돼? 네 입장에서만 말했다가 나중에 알려질까 봐 조심스럽니?"

정혜신 '당신은 옳다'에 나오는 글귀이다. " 복통이 있을 때 응급실에 가면 복통의 원인을 찾을 때까지 진통제를 주지 않는다. 복통의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불안할 때 안정제로 불안을 없애버리고 그 신호의 근원을 외면하면 계속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만약 아이가 ' 슬픔, 외로움, 두려움, 부끄러움' 같은 감정을 자주 느낀다면 부모 입장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그 감정을 밝고, 즐겁고 행복한 감정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한다. 감정은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의 이분법으로 구분할 대상이 아니다. 감정은 한 존재로서 지금 상태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 주는 자동차 계기판과도 같다. 아이 감정을 공감하고 연결하면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필요한 욕구가 뭔지 떠오른다. 아이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면서 찾아간다. " 아~~ 새로 산 지우개는 내가 아끼는 학용품이라 짝이 마음대로 가져다 쓸 때 화가 났구나. 내가 아끼는 물건은 빌려주기 싫었는데 말을 못 했구나"






느낌은 좋은 감정, 나쁜 감정이 따로 없다. 모든 감정이 모두 이유가 있어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자녀의 부정적인 감정, 짜증 내거나 화낼 때, 떼쓸 때, 반항할 때 이때 아이 감정과 잘 연결하고 표피적으로 드러나는 감정의 원인을 공감해주고 이유, 자녀가 원하는 욕구와 연결한다면 자녀와 새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부모교육을 할 때, 참여자들에게 먼저 지금 느낌이 어떤지 물어본다. " 편안하다. 기대된다. 불편하다. 신경 쓰인다. 후회된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특히 불편하고 신경 쓰이고 후회된다고 말한 엄마들에게 이유를 물어본다. 아침에 일찍 서둘러 나오느라 아이와 아침에 한바탕 하고 나왔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며 아침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다. "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아침에 있었던 일이 계속 떠오르셨군요. 표현하고 나니까 어떠세요?" 물으면 " 아~ 말하고 나니까 편안해졌어요. 한결 가벼워졌어요" 한다. 강의를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불편한 감정을 가진 분들을 잘 살피고 표현하게 하고 편안함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그러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번에 똑같은 일이 있을 때 아이에게 어떻게 부탁할지, 자신이 서두르지 않고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제시간에 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떠올린다. 누가 답을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답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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