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솔직하게 표현하려면 어떻게 말할까?
비폭력대화에서 느낌이란 외부의 자극에 대해 우리 몸과 마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준다. 마음이 “ 불편하고 걱정되는 ” 느낌은 자동차 계기판에 기름이 부족할 때 기름 표시가 뜨는 것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채워졌는지 부족한지 알려주는 신호다. 원하는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는 즐겁고, 행복하고 편안하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는 짜증 나고 불안하다. 느낌은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느낌을 상대에게 말하면 지금 어떤지 이해받을 수 있다. “ 그 사람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 보다 “ 그 말 듣고 많이 서운하고 실망스러웠어 ”라고 말할 때 내가 어떤지 잘 표현할 수 있다. 내가 어떤지 몸과 마음의 상태를 잘 표현하려면 잘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느낌은 나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뭘 원하는지 알고 싶다면 느낌 와 연결하면 된다. 느낌을 알아차리고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이해하고 나면 아하! 하고 이유가 떠오른다, 느낌은 우리의 원하는 욕구와 연결되어 있어서 몸과 마음의 느낌을 알아차리면 자연스럽게 감정의 원인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알아차릴까? 처음에는 느낌을 느끼는 게 뭔지 몰라 답답하고 힘들다.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느껴본 적이 없고 어떤지 누군가가 물어준 적도 없다. 답은 자신의 몸, 좀 더 정확하게 몸의 지각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일차적으로 몸의 감각을 통해 나타난다. 몸의 감각이란 외부세계를 느끼는 시각과 청각 같은 외부 감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 날 때 호흡이 가빠지는지, 몽에 열이 나는지, 머리가 아픈지, 몸에 긴장감이 있는지 등이 몸을 느끼는 내부 감각을 가리킨다. 몸의 감각의 변화는 느낌이 보내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감정에 신호 기능이 있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낯선 공간에 있을 때 긴장되고 불안하고 위축된 느낌을 받는다. 자신을 보호하고 혹시 있을 위험한 자극이 주어질 때를 대비하라는 알람이 울린다. 신체 감각을 통해 메시지가 전달된다.
솔직한 자기표현의 핵심은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에 담긴 욕구, 즉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데 있다. 종종 솔직한 자기표현이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고 느낌만 말할 때 상대가 불편할 수 있다. “ 그렇게 말해서 실망스러웠어, 많이 실망스러워서 서운하더라 ” 대신 “ 그때 난 네 도움이 필요해서 전화한 건데 바쁘다고 해서 실망스러웠어, 힘들 때 얘기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거든” 느낌과 연결된 원하는 욕구 표현하면 상대의 마음과 연결될 수 있다. 욕구는 나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소중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연결하는 역할을 느낌과 욕구 표현이 한다.
느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내가 진행하는 공감 모임에서 이 분이 참여해서 이야기를 하면 몸의 알람이 울린다, 모임을 마치고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가면 머리가 너무 아프고 식당 식기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신경에 거슬린다. 어깨가 잔뜩 굳어 긴장한 탓에 에너지 소모가 많다. 가슴이 답답하고 쉬고 싶다. 고요한 장소에서 혼자 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 느낌들에 머물러 봤더니 불편함, 긴장, 언짢은 마음이 있었다. 진행자가 말할 때 자주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한번 이야기 하기 시작하면 말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길게, 빠르게 이어가서 언제, 어느 시점에서 멈추게 할지 매번 고민하느라 피곤했다. 진행자에 대한 존중과 반복적으로 침범당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모임이 끝나고 따로 만나기를 청했다. 혹시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들을까 봐 신경이 쓰였고 그 청년이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먼저 편안해지고 싶어서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고 솔직한 자기표현을 했다. “ 모임이 끝나면 머리가 울려요. 식당을 가면 식기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얼른 고요하고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어요. 혹시 목소리를 크게 말하는 속도를 빠르게 이어서 하는 이유가 있으세요? 제가 언제 멈추게 하고 제 이야기를 할지 몰라 긴장되고 힘이 많이 들어요.” 상대를 비난하는 말투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느낌을 표현하고 원하는 욕구에 집중해서 솔직하게 말했다. 내 느낌과 욕구가 이렇다고 표현하는데만 신경을 썼다. 내 진심을 잘 들은 청년은 목소리를 크게 말하지 않으면 듣지 않았던 어린 시절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은 상처 때문에 계속 이어서 이야기하면서 자신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을 한다고 털어놓았다. 크게 말하기보다 낮으막하게 천천히 말할 때 더 잘 들린다고 피드백해 주었다. 잘 들어주지 않아 화가 난 목소리로 이야기할 때 상대는 듣고 싶은 마음이 줄어드는 것 같다는 말을 덧 붙이면서 언제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빨라지는지 자신의 몸과 마음의 느낌을 느끼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중요하지만 잘 느끼는 것을 넘어 잘 알아야 한다. 지각이라면 이 감정이 무엇이고 왜 느껴지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자각이다. 알아차림이다. 자각하기 위해서는 알아차림이 필요하고 습관적인 반응을 할 때 멈출 수 있어야 한다.
‘ 관계를 읽는 시간’에서 자동반응 멈추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자동 기어장치로 운전하다 수동기어로 바꾸는 걸 의미한다. 많은 에너지와 시간, 기술이 필요하다. 습관처럼 운전하면 속도를 느리게 운전해야 할 때 곧잘 놓친다. 습관적인 과속을 인지하고 속도를 줄이는 훈련을 충분히 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엑셀레이터 위에 발을 올리고 있는지 내려놓아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알아차리려면 멈추고 자신의 몸과 마음의 느낌에 집중해서 느껴야 한다. 훈련된 마음이란 습관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 멈출 수 있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