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는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야
할까요?

분노처방전/ 늘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아간다.

by 남정하

대개 화가 나거나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면 마음은 감정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

대느라 쉽게 피로해진다. 몸과 마음이 딱딱하게 굳고 상대를 방어하고 자신을 보호하는데

에너지를 쓰게 된다. 아이들은 긴장감과 함께 자신이 없고 위축된 행동을 자주 하게 된다.

화가 나면 감정을 추스르는데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감정이 가라앉고 편안해 질 때까지 일손이 잡히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러니 화가 나면 빨리 벗어나 편안한 상태의 감정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건 당연하다.

화가 날 때 소리지르거나 상대를 비난해 화를 쏟아내는 것도

손쉽게 편안한 감정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이다.

화가 난 원인을 상대탓으로 돌려 화를 내고 나면 감정적으로 후련해

진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상대에게 자신의 화를 쏟아내는 방식이 습관이 된다

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늘 좋은 생각을 가지려 노력해야 해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긍정적이 되거든요.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그 순간 생각을 고쳐먹으면 기분이 달라져요. 긍정적으로 바라

보는 시각과 태도가 중요해요. 아이들을 바라볼 때도 긍정적으로, 좋은 면을 보려고 노력

하고 있어요 " 감정조절이 잘 되는 부모의 말이다. 맞는 말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밝은 감정을 만들고 생활을 생동감 있게 만든다.

하지만 자녀를 키우면서 긍정적인 감정만 느끼기는 어렵다.

정멀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잘 지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쌓이고 힘든 상황에서

생기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보살펴야 긍정적인 감정으로 전환이 잘 된다.

우리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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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이 들어설 자리가 없도록 늘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간다.

힘들고 슬프고 짜증나서 화가 날때 서둘러 그 감정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화를 상대탓으로 돌려 쏟아내고는 화를 낸 건 당연하다고 합리화하든

화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은 끝까지 화가 나지 않았다며 화를 부정해서 느끼지 않으려 한다.

둘다 얼핏 보기엔 편안해 보이지만 오히려 부정적 감정에 발목을 더 오랫동안 잡히게 된다.

러시아 심리학자 이름을 딴 '자이가르니크 효과'는 성공한 일이나 성취한 기억보다는

실패한 일이나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한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다는 연구이다.

이런 경험 있을 거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문득 기억을 떠올리다 화가 점점 치밀어 오른

일 정리하지 않고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면 언제든 감정이 되살아난다. 그러니까 감정을

무시하거나 회피하거나 억압한 것이지 감정을 이해해주고 위로해 준게 아니다. 감정은 충

분히 느끼고 감정이 말하는 신호를 알아차려고 나면 사라진다.



화나는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함께 머물 시간을 갖는게 좋다


형이나 언니가 동생이 자기보다 더 사랑받는 것을 시기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하자

" 엄마 동생이 죽이고 싶어, 누가 데려갔으면 좋겠어 "

이 말을 들은 부모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교육을 잘못 했나?

인성이 잘못된 게 아닐까? 어떻게 저런 말을 7살이나 되는 녀석이 아무렇지 않게 하지?

자녀를 앉혀놓고 가르치기 시작한다. " 너 어디서 배운 말버릇이야. 그럼 엄마가 너를 다

른 사람한테 주면 좋겠어? 동생이 네가 죽이고 싶다고 말하면 기분 좋겠냐고?"

자녀가 한 말을 놓고 부모는 며칠을 속상해하고 고민할 거다.

책에서 말하는 대로 사랑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은데 지금까지 얼마나 노력하면서

키웠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오히려 화가 난다.

자녀가 동생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건, 그럴 정도로 밉다는 말이지 정말 그대로

행동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감정과 행동을 구분해서 들을 필요가 있다.

시댁 식구가 미우니까 남편과 이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표현이다.

남편이 그렇게 힘들어하는 감정을 이해해 주지 않고,

" 당신이 원하면 당장 이혼해 줄까? 그러지 뭐" 맞대응한다면 오히려

감정이 더 커질 여지가 크다. 부정적 감정의 역할은 원하는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결과다.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주고 해결방법을 찾았을 때 행복해질 수 있다.



화가 나면 기분이 나쁘다. 화 나는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쇼핑을 하거나, 수다를

떨어도 마음 한구석에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만히 화가 난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그 감정에 머물 시간을 갖는게 좋다.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지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거다.

화가 난 원인이 떠오르면서 그때 나한테 필요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연결된다.

그러고 나면 화는 자연스럽게 가라앉고 상대에 대한 화가 스르르 풀어지게 된다.

자신과 소통한다는 건 결국 화가 난 이유를 나에게 물어보고, 답을 듣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을 돌보는 마음으로 조용히 시간을 갖고 충분히 그 감정에 머무르면서 느끼는 것,

화가 날 때 꼭 필요하다.

화의 감정에 머무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화가 사라지지만,

화에게서 도망갈수록 감정이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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