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처방전/ 화 난 감정을 멈추고 알아차리기
지금 기분 어때? 괜찮아?
화를 내려고 했던 게 아니었는데 순간 화가 훅하고 솟구치는 경우가 있다.
한 통화의 전 화로 순식간에 평화롭던 집안 분위기가 싸아해진다.
토요일 아침 걸려온 학원 선생님 전화였다. 역사기행이 있는 데 승은이가 아직 안 왔고
친구들이 기다린다는 전화를 받고 순간 화가 나서 못갈 것 같으니까 기다리지 말고 가라고 하고
끊었다. 통화 소리를 들은 승은이가 눈을 비비면서 나온다.
“내가 언제 안 간다 했어. 엄마는! 애들이랑 약속했단 말이야. 왜 엄마는 항상 마음
대로 결정하냐구? 엄마 마음만 있어?“
이쯤되면 더 이상 딸이랑 말을 섞고 싶지 않다. 아침밥 차릴 기운도 없고 조용히 이 집에서 사라지고 싶다.
엄마노릇이고 뭐고, 가족들 건강 챙기느라 이리 저리 신경쓰던 마음 마저 멍해진다.
“ 승은아! 엄마가 잠깐 시간이 필요해 조금 있다 얘기하자” 한 다음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으로 옮긴다.
편안하게 앉아서 호흡을 길게 한 두 번 쉬는 동안 “지금 기분이 어떤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 학원 선생님 전화와서 순간 당황스럽고, 엄마가 모르고 있다 생각하니 창피하고,
토요 일 역사기행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늦게까지 자고 있는 딸을 쳐다보니까
열 받고 화가 난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구나 싶어 힘 빠지고 허탈하다.
어떻게 하면 좋은지 답답하다. 한 술 더 떠서 승은이는 엄마 마음대로 결정한다면서
나한테 짜증을 내는 보니 맥이 빠지고 억울하다.
사춘기 딸과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
화가 나면 여러 감정들이 한꺼번에 겹쳐 올라온다. 화가 난 상황 속에 여러 가지 감정들이 뒤섞여 복잡하고
불편해 진다. 자녀가 더 이상 부모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하면 화 낼일이 잦아진다.
언성 높이기 싫어서 피하지만 속은 여전히 부글 부글 끓는 다.
화가 날 때 자신에게 “지금 내 기분이 어떻지? 물어봐야 한다.
대개 화가 나면 무조건 “화가 난다, 짜증난다. 폭발하기 일보직전이다”라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화 밑에는 다른 감정이 있다. 그 감정을 알아차려야 한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을 감정인식이라 하는데 감정인식은 화를 조절하고 자신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
자녀에게 화가 날 때 생각보다 “지금 내 감정”을 찾기 무척 어렵다.
부모교육 시간에 화가 날 때 멈추고 “지금 기분은?”어떤지 자신에게 물어보고 적어오란 과제를 주면
화가 날때는 아무리 감정을 찾아보려해도 어렵다고 답한다.
감정은 화를 멈추고 느껴봐야 알수 있다.
tip 승은이와 화내지 않고 대화하는 기술
승은 엄마 : 승은아 엄마가 할 말이 있는데 지금 괜찮니?
승은이: 말하세요( 아직 뾰루퉁하다)
승은엄마 : 아침에 있었던 일 얘기하고 싶은데... 네 의견도 듣고 싶구 괜찮지?
승은이: 네. 오늘 역사기행 못 가서 하루 종일 기분나쁘단 말예요
승은엄마: 친구랑 약속 해놓고 못가서 안타깝고 속상했겠네. 승은이 한테 아침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엄마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야~~
승은이: 듣고 있어요. 얘기해 보세요.
승은엄마: 아침에 엄마는 학원선생님한테 전화왔을 때 많이 당황했어, 역사기행 있는 줄도 모
르고 전화받았는데... 처음 듣는 얘기라 창피하고 죄송했어. 네가 아직 자고 있어서 이왕
이렇게 된거 깨워보내는거 보다는 쉬는 게 낫겠다 싶었어. 근데 엄마한테 화를 내니까 속
상하고 억울하더라. 항상 엄마 맘대로 한다고 말해서 정말 힘이 빠졌어.
승은이: (끄덕끄덕)
승은엄마: 엄마도 너한테 물어보지 않고 전화 끊어서 미안해
승은이 : 말씀 못 드린건 죄송한데요. 안 물어보고 전화 끝어서 화가 났어요. 그래도 전화 왔다고
알려줬으면 그 시간에 갈 수 있었어요!
승은엄마: 그럴 수 있었겠지. 그때는 엄마가 화가 나서 너랑 말하고 싶지 않았어, 미안해
승은이: 저도 죄송해요. 다음 부터는 꼬박 꼬박 잘 챙겨서 갈게요.
대화기술 tip
승은이에게 화가 났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에 초점을 둬서 감정을 표현한다.
화가 가라앉은 다음에 자녀 마음을 먼저 공감해 주고 엄마의 감정을 표현하면 훨씬 대화가 잘 된다.
어떤 일이 화 나게 했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좋다.
그 일로 어떤 감정이 들었은지 감정을 표현하면 자녀에게 비난으로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