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풀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라

분노처방전/ 자신을 잘 돌볼수 있을때 자녀를 돌볼 수 있다.

by 남정하


두 아이가 어렸을 때 공동육아로 키웠다. 공동육아는 부모가 돈을 출자해서 유치원을 만들고 교사를

뽑고 부모와 교사가 함께 육아를 하는 육아 공동체이다. 여기서 만난 큰 아이 친구 엄마인데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자주 놀러가고 친했던 집이다. 직업이 약사였던 이 엄마는 하루 중 연세가 많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 상담이 많은 날은 약국을 1시간 일찍 닫고 동네 뚝방길을 걷고 집에 온다. 아파도 하소연할

대상이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약국에 약 지으러 오면 한참을 얘기 하고 돌아간다.

자식들 얘기, 아파서 잠 설친 얘기, 건강에 대한 궁금증에 일일이 대답을 하고 나면 집에 돌아올 때쯤

녹초가 된다. 이럴 때 그냥 집에 오면 아이들한테 괜히 트집 잡게 된다. 혼자 쉴 시간이 부족하면 자녀들

행동이 못 마땅하게 여겨져 화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날은 꼭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천천히 걸어서 하루 피로를 길위에 내려놓고, 오는 길에 시장에 들러 장을 봐 온다. 긴 시간 필요할 것

같지만 1시간 정도 걷고 나면 마음이 홀가분해 진다. 이렇게 마음의 여유를 회복하고 집에 와서 아이들을

맞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 엄마의 자녀에게 대하는 태도와 말씨가 늘 조분조분하고 고왔다.

그게 늘 부러웠다. 이 엄마를 보면서 “엄마가 조분조분하게 말해서, 자녀들이 예의 바르고 반듯한가?

아이들이 고분고분해서 엄마가 차분한고 부드러운가?“ 유심히 지켜 본 적이 있다.



“화가 날 때 화를 풀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라!” 화를 조절하고 자녀들에게 분출하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감정조절 방법이다. 마음이 불편하거나 힘들때 감정을 풀 수 있는 어떤 방법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 바란다.

자녀를 키우면서 화에 대해 관심은 나의 기질과 태어난 사주와도 관련이 있었다. 그러니까 나란 사람에

대한 이해가 나의 성향, 기질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오행 중 목( 목)과 화( 화) 기운을 많이

갖고 태어난 나는 열이 많은 체질이다. 목은 나무가 흙을 뚫고 나오는 기운이고, 화는 말 그대로 불이

타오르는 기운이니 한번 화가 나면 좀체 가라앉지 않았다. 위로 솟구치는 기운이라서 차분하게 가라앉기

보다 불안하고 화가 나있는 기질을 갖고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뭐든 열심히 해야 하고 기대 보다

모자란 자신을 보면 성에 차지 않았다. 늘 새로운 목표에 도전했으며 목표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시작 앞에 서 있었다. 이런 좌절감은 화를 이어졌고 멈추고 쉬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으면서 이런 나의 기질에 가장 상처를 받은 아이는 첫째였다. 나

자신에 대한 기대를 채우느라 늘 헉헉 대던 나에게 자녀 말을 차분한 들어줄 여유와

충분히 공감할 평화로움이 있었겠는가? 화에서 자유로와지기는 내 인생에서 굉장히 큰

숙제였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이 나에겐 화 내지 않고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 이었다.



이런 나에게 고요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고 들끓는 불안,

조급함, 생활의 긴장감을 가라앉혀 주었다. 화가 나거나, 화를 내고 나서 산에

올라가면 계곡 곁에 조용히 앉아있다 내려온다. 그러면 화가 차분히 가라앉는다. 나에게

산을 오르는 즐거움보다 흘러내려오는 계곡 물소리를 듣는 즐거움이 컸다.

팔당대교 주변이 집이여서 산책로를 이어 한강변이 이어진다. 한강변 강줄기를 따라

걷다보면 발걸음과 호흡만이 오롯이 남는다. 생각이 사라지고 자연 속에 나 홀로 걷

고 있으면 저절로 평온해 진다. 이것이 나만의 화조절 방법이다.


강의를 하다가 자신만의 화조절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해 보면, 화를 폭발해서

힘들다고 하는 학부모들은 대개 화조절 방법을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일단 자녀에게 폭

발하던 화를 멈추는 연습부터 먼저이다. 잠자기, 수다떨기, 책방가서 좋은 글귀 읽기, 음

악듣기, 카페에서 혼자만의 시간갖기, 남편에게 털어놓기, 집 나오기(잠시 가출), 편지쓰

기, 소리지르기, 쇼핑하기 등 자기 한테 꼭 맞는 화 푸는 방법을 갖는다면 좋은 친구를

사귀는 든든함이 생길 것이다. 이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감정이 불편해 질 때

어떻게 풀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찾을 수 있다. 자녀를 잘 돌보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잘 돌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에 대해 먼저

관심과 애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뭘 필요로 하고 원하는지 관심을 가지는

일이 바로 화가 났을 때 풀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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