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처방전/ 엄마가 대신 해주지 않으면 아이의 자율성이 커진다.
칼 샌드버그( Csrl Sandberg)는 " 동시에 오만 군데에 있으려는 사람은 사실 아무 데도
이르지 못한다" 했다. 한 번에 한 가지씩 하기, 계획했던 일 중 한 가지씩 빼기,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갖기, 산책하기 등을 하는 동안 우리 마음은 서두름에서 벗어나서 서두르지
않을 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릴 수 있다. 이렇게 여유를 잠시 누리는 기쁨을 충전하고
나서 자녀를 대한다면 자녀가 선물처럼 느껴질 것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사춘기 자녀들 부모를 위한 특강에 간 적이 있다. 어떨 때 화가 나
는 지 물어봤더니 한 엄마가 손을 들고 말한다. “사춘기 딸이 있어요. 아침에 겨우 깨워
학교 보내고 집안일하면 3시쯤에 딸이 와요. 간식 챙겨 먹여 학원 데려다줘야 하거든요.
10분만 눈 좀 붙이고 일어난다고 집에 오면 침대로 가요. 시계 보면 20분이 지나 30분
을 향하고 있어요. 몸이 달아 급한 건 늘 저예요. 학원 시간 맞춰 데려다주고 시간 봐서
저녁 해놓고 다시 학원에 데리러 가거든요. 하루는 좋은 말로 몇 번 깨웠는데 일어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소리를 질렀죠. “도대체 공부는 누가 하는 거니? 엄마가 공부하는
거 아니잖아. 너 데려다주고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 했더니 딸이 제 말이 떨어
지기 전에 말대꾸하는 거예요. “그럼 엄마가 학원 가서 공부해 보세요. 집에서 그럼 그것
도 안 하면 엄마는 뭐해요? “하더라고요. 그 소릴 듣고 기가 막힌 거예요. ”그러게 왜 딸
아이보다 제가 더 서두르면서 이렇게 동동거리면서 사는지 모르겠어요. 좋은 소리 듣지도
못하면서요. “ 한다.
마음 비우기는 “해야만 하는 일”을 줄이고 “기대 적게 하기”
자녀를 키우다 보면 ‘해야만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 하루는 “해야만 하는 일“의 목록을
머릿속으로 짜는 일로 시작된다. 하루 어떻게 움직여야 시간과 노력을 덜 들이고 가장 효율적
으로 움직일까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대개 우리가 하려는 일, 해야 할 일들은 보통 하루 안에
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다. 늘 그렇다. 이렇게 하루를 해야만 하는 일들로 꽉꽉 채워놓고는
계획대로 살아가려니 어떨 땐 미친 듯이 서두르게 된다.
서두르는 일이 내 머릿속에서 조정할 수 있는 일이라면 상관없다. 모임 전까지 시간은 한 시간
밖에 없는데 해야 할 일은 5가지다. 게다가 아이들이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부모가
계획하고 기대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참았던 긴장감과 실망감이 화로 표출된다.
그러다 보면 어떨 땐 ‘애가 학교 다니는지, 엄마가 공부하는 건지’ 구분이 안된다. 계획대로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보통 “해야만 하는 일”을 줄이고 “기대를 적게 하는 걸”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는다고 표현한다.
많은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에게만 마음을 비우는 일을 적용하려 한다. 해야만 한다는 책임감,
당위, 의무감 이런 긴장 속에 짓눌러 정작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눈코 뜰 사이 없이 흘러가는
동안 가장 힘든 사람은 바로 세상의 엄마들이다.
자녀들에 대한 기대와 해야만 하는 책임을 줄이는 것보다 엄마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좋은 엄마
로서의 기대, 해야만 하는 의무, 당위를 줄여야 한다. 엄마들이 느끼는 죄책감, 자책, 좌절감, 실패감
등은 자녀에게 결국 화, 분노로 표출된다. 자녀들은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애쓰고 노력하면서 키우는데 말이다.
강의를 하는 일은 정신적인 노동이다. 강의가 코 앞에 닥치면 몸이 긴장되고 예민해진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을 찾아가야 하고, 강의가 오전 이른 시간에 시작되는 날이면 하루,
이틀 전부터 신경이 무척 많이 쓰인다. 이럴 때 가족들이 잘못하면 이유도 모른 채 욕을 얻어먹는다.
긴장과 불안의 표출 대상인 셈이다. 밥 차려놓고 제 때 나오지 않아도 평소보다 참을 인내와 여유가
부족하다. 아이들이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내 손이 가야 한다고 생각되면 연이어 잔소리가 나온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나에 대한 기대를 줄이고,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일 줄이기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토닥거리며 속삭인다. “ 잘 하지 않아도 돼. 강의 실수하면 어때! 되는 대로,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는 대로 하면 돼! 그리고 걱정 마, 잘 할 거야 “ 자신에게 하고 있는 기대를
줄이고, 편안하게 실수할 수 있다고 인정해주고 수용해 줄 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해야만 한다”에서 한 가지씩 줄이기, 꼭 실천하길 바란다. 몸이 너무 힘들면 반찬 사다 먹기,
하루 사온 반찬 먹는다고 건강이 어떻게 되는 거 아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준비물 갖다 달라고
전화 왔을 때 “ 엄마 지금 멀리 나와서 못 가!” 준비물 못 챙긴 건 아이 잘못이다. 한 가지씩 줄여서
화를 덜 낼 수 있다면 자녀와 남편이 어떤 걸 더 좋아할까?
“ 엄마 오늘 힘들어서 학원 못 데려다주겠어. 네가 알아서 가 미안해 ” 해야만 하는 일을 한 가지씩
빼면 엄마가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